만화를 접한 사람들에겐 어떨지 모르지만
전혀 기대와 정보없이 가서 본 나로썬
재밌었어.
별로라는 소문을 들은터에다, 뻔한 대결구도 스토리라니까
그냥
음식이나 실컷 보고 오자 했지.
역시 영화는 기대없이 보러갔을 때 - 실은 영 별로일거라 확신하고 갔을 때
반대로 뭔갈 얻게되는건가.
이상해...
전체 스토리는 당연 기대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아.
온고지신정신을 지키는 정직, 순박한 청년이
일신우일신정신을 지키는 이기적이고 심술궂은 청년을 이기는 이야기.
게다가 여자친구도 얻고 명애도 얻는다는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거라는 그런 결말.
나에겐 좀 시시하지만
상업적, 대중적, 대량생산적(?) 기대에 부흥하는 힘센 스토리지.
구전구전으로 전해져오는 많은 이야기들도, 세익스피어도
이런 스토리라인을 따르고 있어. 오랜 역사를 통해 살아남은 강한 스토리구조니까.
대중생산적으로 사람들을 들었다 놓았다 하려면,
뻔한 이야기를 어떻게 버무리느냐가 문제지, 독특한 스토리가 필요한건 아니거든.
의외로(?) 섬세하게 잡힌 조명, 촬영이 좋았어. 인서트로 사용된 소금쟁이나 해바라기도 나쁘지 않았고.
캐스팅도 좋고-김강우(성찬역). 그의 마스크가 전형적인 캐릭터를 조금 릴랙스시켜준 느낌.
편집리듬도 좋고-노망든 할아버지의 행동들이 도드라져 오버해보이는게 아니라 고리역할을 한 느낌. 고기국 끓는 모습 클로즈업에서 황천길 가신 영정사진으로의 편집은 좀 심했지만 만화원작이란걸 아니까 깔고보게 되더군.
일본에 대한 컴플렉스가 도드라져 드러나는 부분은 보기 거북했어.
대령숙수가 독약을 마신 후 마당에 서있던 일본인이 감동받아 무릎을 꿇는다거나 그런....
순진한 감상주의가 엿보이는 부분들.- 그런걸 잘 못참겠어.
어쨌건
기대보다 괜찮은 영화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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