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빛 스캔들로 불려도 손색없을 6명의 남, 여의 엇갈리는 연애공식
이 부지런히 자리를 옮기면서 마지막에 모든 실체를 드러내며 완성
되는 에로틱한 크로스 스캔들로 가득 메운 영화는 박성범 감독의
첫번째 장편영화이다. <pm11:14> 란 영화를 떠올려 보면 왠지 이
영화에 적응하기는 매우 수월해진다. 에로틱 코미디를 방불케 하는
이 영화와는 달리 스릴러와 범죄의 장르를 달고 2005년도 개봉했던
이 영화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사건에 맞물리면서 엔딩에서 완벽한
영상의 콜라쥬가 완성되도록 진행되었던 영화이다. 비록 장르와
영화적 분위기는 사뭇 틀리지만 진행구도는 비슷한 형식을 보여준다.
일단 한 남자 혹은 여자를 중심으로 한 한 인물 중심의 구도로
스토리를 전개시킨다. 그리고 모든 갈등의 해결과 함께 시나리오가
완성되기 직전까지 연결시킨 시점에서 다시 다른 인물의 시점을
통해 조명된다. 미처 이해되지 않는 상황을 마치 풍성을 터트리듯
하나씩 끼워 맞춰가면서 그 속에 담긴 아이러니한 해프닝과
넌센스적으로 얽히고 섥혀드는 로맨스와 코미디를 버무려 놓은
스토리전개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아내와 딸이 있는 유부남이자
방송사 PD인 석호(최원영)의 바람끼는 하루,이틀의 일이 아님은
영화의 결말부분쯤 친구의 증언을 통해 확인할수 있다. 그런
석호의 친구이자 동료인 영수(고혜성), 그리고 영수의 동생
선수(이정우)가 이 영화속에서 레시피를 채려 놓은 남자
캐릭터들이다. 그리고 선수의 여자친구인 채영(김푸른)과
석호의 아내인 혜경(김영애), 그리고 가장 대담하고 도발적으로
나오는 지연(고다미)이 여성캐릭터들이 되시겠다. 어긋난 화살표
는 이리저리 방향을 뒤틀기 시작하고 그들의 관계가 밝혀지게
되는 아이템(!?)이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면서 서로의 관계를 모두
가 알게 되는 기발한 반전을 형성된다. 이런 불륜적인 스캔들이
마치 트렌드화 된 듯 인터뷰를 시작하는 장면부터 시작되면서
감독은 관객들에게도 동시에 묻고 있다. ' 내 남자친구의 여자친구,
혹은 내 여자친구의 남자친구를 어디까지 허용할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말이다. 연인들은 이 영화를 보면서 도발적이고
발칙한 상황과 동시에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맞물려 결코 편하지
못한 심기로 관람했을 수도 있을 듯 하다. 하지만 영화속에서 보여주는
크로스 스캔들이 꼭 없는 일이라고 장담할수 없는 현대인들의 성의식을
반영하고 있으며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의 충족에 관한 심도있는 질문을
미끼로 걸어놓고 있다. 마치 프로이트의 '리비도' 를 생각나게 끔
만드는 삶의 변화를 즐기는 여섯 명의 남녀의 크로스 스캔들은
남,여의 심리전과 여우와 늑대의 원초적인 마음과 본능적인 욕구의
충족을 위해 취하는 다양한 공방전을 엿볼수 있다. 이것을 통해
들여다 볼수 있는 것은 유쾌하고 통쾌한 장면도 있지만 갈수록
불편해지는 마음이 더해가고 코믹하지만 현실적인 감이 들면
코믹한 느낌도 들지 않으며, 로맨틱한 색채가 있지만 베드신의
남용으로 에로틱하고 난잡한 느낌을 강하게 준다. 한마디로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느낌이 강하지만 그 이면에 자리한 불편한
'찌꺼기' 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영화로서는 괜찮지만 지금
자신의 경우에 비춰본다면 불편해지는 아이러니한 느낌, 그 속에서
깊게 비추어 볼것은 현재의 성의식에 관련된 남,여의 생각일
것이다. 자유가 지나치면 방종,만행,오만의 단계로 넘어가는
단계로 접어들지 않고 적절한 마무리를 해낸 영화의 엔딩을
뒤로 한채 이성과 감성중 어느것에 의지하면서 이 영화의 여운을
삼킬지는 본인의 선택의 몫인 것 같다. 하지만 적어도 이 영화를
보면서 생각없는 연애, 그리고 너무 쉽게 생각하는 욕망 충족의
상상력은 접어두어야 할 것이라는 여운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