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의 여인, 땅의 마녀, 낙타와 양들의 수호신!!!
흥분하면서 본 것이 분명하다. 이런 화려한 수식어밖에 안떠오르는 걸 보면...
강한 여자에 대한 판타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투야.
힘들다는 말이나 내색없이, 수동적으로 도망치거나 자포자기하는 대신 투야는 문제가 터지면 답을 찾고
그 답이 현실가능한 것인지 아닌지는 따지지 않는다.
문제는 이것이니 답은 저것이어야 한다는 쇠심줄같은 신념.
그녀가 나고 자란 자연속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졌을 그 신념으로 버틴다.
낙타는 힘겹게 물통을 나르고, 양들은 마른 풀을 뜯는다.
그들은 그것이 자신이 전념해야 할 일이라는 사실을 회의할 수 없다.
투야는 그들과 다르지 않다. 쉽지 않은 자연속에 살아남아야 하는 존재들.
쉽지 않은 자연은 복잡한 문제에 추상적으로 집착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빠르게 결정하고 그대로 진행할 시간만이 가능하다.
왕취엔안 감독은 아주 훌륭하게 공간을 만들어내고, 현실적으로 자연을 묘사한다.
그리고 영화적으로 스탠다드한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따라간다.
투야라는 여자를 소개하고, 그녀가 처한 상황을 보여주고, 첫번째 갈등-그녀의 건강문제,
두번째 갈등-동창친구와의 재혼문제,
세번째 갈등-우물과 썬거라는 친구문제,
그리고 극적 결론. 깔끔하다.
영화속에 표현된 인물들은 모두 풍부하게 캐릭터화 되어있고, 일상속에서의 위트도 살아있다.
그래서 이런 비슷한 소재를 다루는 영화에 대해 갖고 있을 선입견을 깨버린다.
지루하지 않다는 말이다.
상업적으로 잘 타협된 영화.
관객들을 괴롭히지 않으면서도 자기가 하고 싶으 ㄴ말을 한 듯한 느낌.
영화는 길게 늘어지는법이 없다.
영화적 시간감도 잘 살아있고 편집리듬도 좋다.
투야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아직 윙윙거리는 듯 하다.
안주없이 빼갈을 병나발부는 여자들이 멋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