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말하듯이 ‘천재’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사람들은 뭔지 작은 움 직임도 예사로워 보이지 않죠. 예전에 어디서 봤더라... ㅡㅡa;;;; 누군가 천재라서 좋은 점이 뭐냐고 물었더니 그 사람이 그러더군 요. 내가 어떤 이상한 짓을 해도 원래 그러려니 하고 아무도 제재 를 안 해서 그게 제일 좋다고요. 듣고 보니 것도 그렇더라고요. 천 재가 평범한 사람들과 똑같이 행동하면 ‘뭐 저런 사람이 천재라고? 별로 다른 것도 없는데...’라는 생각할 거 같긴 해요. 그런 면에서 이 사람은 일단....은 천재다운 건가요?
존 내쉬. 오로지 수학에 살고 수학 속에서 평안을 느끼는 사람이 죠. 항상 정석만이 존재하던 그의 인생과 인간관계에 일대 전환점 이 온 것은 프린스턴 대학원에 입학하면서부터입니다. 사실 그가 들어오기 전부터 많은 이야기가 떠돌고 있었죠. 시험도 보지 않고 입학 주제에 장학금까지 반으로 동강나게 만든 천재가 있다는 소문 은 어디에서든 쉽게 퍼져나가기 마련이니까요. 기숙사 방에 들어오 자마자 수학의 세계에 빠져드는 그에게 공격적인 첫인사를 보내는 룸메이트 찰스. 폐쇄적인 그에 비해 개방적인 찰스 때문에 존은 숨 통이 트이는 기분입니다. 그 덕일까요? 그는 ‘균형이론’을 발견해 내면서 촉망받는 수학자로 떠오르면서 MIT교수가 되었습니다. 그러 나 여기서 그는 그의 인생에 또 다른 반전을 만나게 됩니다. 정부 요원인 윌리엄 파처와 훗날 그의 아내가 되는 알리샤죠.
가끔씩 사람과 사람 사이에 너무나도 견고한 벽이 있다고 느낄 때 가 있습니다.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닌데, 나름대로 성심껏 대한 건데 상대방이 오해하고 무시한다면 누구라도 상처받기 마련이죠. 신은 존에게 수학이라는 놀라운 재능은 주셨으되 그만큼 의사소통 이라는 재능을 거둬가셨습니다. 빛나는 그의 재능 때문에 그만큼 섬세했던 그의 내면은 완전히 가려져 있었던 것입니다. 오로지 숫 자 밖에 모르는 것처럼 보이는 그이지만 그 속에는 타인으로부터 끊임없이 사랑받고 인정받을 수 있는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어했던 마음이 있다는 걸 아무도 몰랐습니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 으로만 나을 수 있건만 그 누구에게서도 경험하지 못한 그이기에 그 상처를 속으로만 끙끙 앓으며 곪아가는 줄도 모르고 있었던 거 죠. 그가... 그렇게 된 것은... 바로 그 때문입니다.
[뷰티풀 마인드]는 한 사람의 좌절과 성공에 대해 익숙하면서도 낯 선 방법으로 그려냅니다. 실존 인물인 존 내쉬라는 천재의 모습은 다른 전기영화와 큰 차이가 없지만 후반에 미스터리와 반전을 더하 면서 새로운 변주를 보여주고 있거든요. 그러나 이 영화의 커다란 매력이라고 할 수도 있는 이점이 오히려 약점이 되고 있습니다. 차 라리 실존 인물이 아니었다면 좋았을까요? 미스터리에 치중하느라 고 실존인물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고 있거든요. 그 점에 대해서는 러셀 크로의 책임도 있습니다. 러셀 크로... 좋은 배우입니다. 이 영화에서 훌륭한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게 끝입니다. 연기는 잘하는데 마음에 와닿질 않더군요. 적어도 저에게는요. 어 떤 고난도 가볍게 이겨낼 듯 튼실해 보이는 러셀 크로에게 연약한 심성의 괴짜 수학 천재라는 이미지가 겹쳐지지가 않았거든요.
존은 수학이라는 카드만으로 만든 집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그 집 안에서는 안전할 것 같았겠지만 너무도 쉽게 무너져 내려 버렸죠. 세상 어디에도 상처 안받는 안전한 보금자리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저 상처 덜 받도록 막아주고 돌아와 쉴 수 있는 휴식처를 만들 수 있을 뿐이죠. 그걸 인정한 존은 마침내 그 휴식처를 만들어 냈 습니다. 사람은 역경을 이겨내야 진정한 인격체가 된다는 걸 누구 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걸 이겨내기 쉽지 않죠. 그걸 이겨낸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름답게 느껴지는 건 그 속에서 용기를 나눠 받기 때문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