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오프닝부터 참 볼만했다. 격동의 석유역사를 현대사와 곁들여 애니메이션으로 연결되는 화면들, 그리고 9.11의 그 비행기가 쾅~하는 장면과 함께 그 때가 떠오르면서 다시 영화는 진정한 첫 장면으로 이어진다.
사우디아라비아 내에서 거주하는 미국인 가족들이 야구를 하면서 즐겁게 뛰어노는 모습. 그 모습은 화목해보이지만, 그것을 불편한 시선으로 보는 이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그 민간인들에게 자행하는 눈뜰고 볼수없는 폭탄테러가 시작된다. 최근들어, 참으로 충격적인 오프닝씬이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으며 그 뒤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충격적인 장면이 더 나옴으로써 확실하게 관객의 눈을 화면으로부터 돌리게 만든다.
이렇게, 확실한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계기를 주게되는 첫 장면을 시작으로, 영화는 석유산유국1위인 사우디와 미국 CIA요원들의 그들만의 전쟁과정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이번에는 감독이 아닌 제작을 맡은 '마이클 만'이지만, 여지없이 그의 색깔이 드러나는 수많은 리얼한 총격씬과 시가전, 고속도로 추격전등은 '그들의 불편한 전쟁이유'와 곁들여져 볼만한 액션이지만 차마 다른영화처럼 관객에게 보고만 있게하는 여지를 주지않는 씬들을 제공한다.
영화의 나오는 내용이 대부분 현실이지만, 그렇다고 사우디의 손도 미국의 손도 들어줄수없는 보는이의 심정. 결국 21세기 들어 최악의 재앙이라 불리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승리는 없는 것인가? '킹덤'은 어느 해결책도 쥐어주지못하지만, 영화를 볼때부터 관객대부분은 그것을 알고왔을 것이다. 설사 해결책이 있다해도, 현실은 한치앞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실정. 오히려 영화마지막장면에 나오는 '제이미 폭스'가 영화초반 동료가 죽자 '제니퍼 가너'에게 한 귓속말, 그리고 적의 보스가 총맞으며 죽으면서 어린딸에게 동시에 한 말은 충격적이지만 가장 현실적인 대사다.
"걱정마(걱정마라), 다 죽여버리면 돼."
그들이 똑같이 내뱉은 이 한마디가 현재의 끊이지않는 '테러'라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어느 한쪽이 무력적으로 무방비상태에서 당하고, 당한쪽이 당하고 물러설수만 없는 법칙. '테러'라는 악순환이 끊어질수없는 이 마지막 한마디가, 볼만한 액션을 즐겼음에도 '현실'임을 떠오르게하는 그 불편한 이유때문에 가슴을 아프게했다. 이것이 돌아보기싫지만 '현재'의 진실, 그래서 더욱 슬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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