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 이란 영화로 감성파 감독으로 이미지를 굳히고 있던 시오타 아키히코
감독이 데츠카 오사무의 만화 <도로로> 를 동명영화로서 영화화하며 모습을
드러낸 것이 이채롭게 느껴졌다. 액션 모험 어드벤처로서 아버지가 요괴와
계약을 맺은 탓에 48개의 빼앗긴 몸을 찾기 위해 여행하는 하키마루와 그의
검을 얻어 부모님의 원수를 갚기위한 여도둑인 도로로의 모험담을 그리고
있는 원작의 내용을 스크린으로 옮겼지만 솔직히 처음에는 일본의 영화풍이
보여주는 어린이들의 오락용으로 만들어진듯한 코스프레적 영상미를 생각하고
기대감을 갖지 못했다. <후레쉬맨>이나 <울프라맨> 등을 떠올리게 만드는
일본의 요괴물에서 등장하는 액션과 전투씬에 대한 거부감이 몸에 배어있는
탓이었다. 하지만 원작도 탄탄한 스토리가 기반이 되어있고, 츠마부키 사토시와
시바사키 코우라는 연기파 배우들이 등장하는 탓에 혹시나 하는 마음이 끌려
영화관에서 <도로로> 를 찾아 보게 되었다. 150억원의 제작비와 뉴질랜드에서
촬영된 일본영화의 새로운 이력을 가지게 만든 영화인 탓인지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스토리가 마음에 와닿았다. 여전히 일본문화속에 내재된 느낌이
강렬한 부분이 눈에 띄었지만 CG를 비롯한 요괴와의 싸움에서 하키마루(츠마부키
사토시)의 검을 사용한 현란한 액션이 실감나는 리얼리티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다이고 카게미츠(나카이 키이치)가 요괴와의 계약을 통해 자신의 아들의 장기 48
개를 모두 잃어버리게 만들고, 버리는 상황에서부터 그렇게 버려진 하키마루가
주술사를 양아버지로 하여 새로운 생명과 희망을 받아, 검술과 혹독한 훈련아래
장성하게 되는 과정이 영화 초반부에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도로로(시바사키
코우)가 전문식으로 듣게되는 하키마루의 일생전에 이미 요괴와의 전투로 상당한
퀄리티를 자랑하는 액션을 경험할수 있다. 그와 더불어 일본 특유의 잔인한 영상과
기괴함이 섞인 부분도 다소 포함되어 있으니 영화관람전에 이 부분은 고려해야
할 듯하다. 동쪽의 대지끝의 카나야마와 다이고의 영지를 국경으로 한 전쟁속에서
요괴에서 자식을 판 다이고의 무장이었던 다이고 카케미츠는 그렇게 함으로써도
천하 통일을 이루지 못한채 전란이 되는 시점속에서 하키마루와 재회하게 된다.
하키마루는 48가지의 자신의 몸을 찾기 위해 그리고 자신을 버린 부모의 정체를
알기 위해 여행을 하다가 도로로를 통해 인간적인 정과 마음을 깨달아가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부모가 다이고 카케미츠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일본특유의
센세이션이 잠재된 부분이 많아서 유치하게 보일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진지한
주제를 부각시킨다. 인간과 전쟁, 형제와 부모, 사랑과 원한등 다양한 테마와
함께 하키마루와 요괴와의 현란한 액션과 도로로의 코믹한 대사와 행동과 함께
지루하지 않게 엔딩으로 이끌어줄 것이다. 그 동안 보아왔던 요괴물 영화중에서는
가장 깔끔하게 마무리를 이끌어내는 그런 영화로서 부족함이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기 전 한 문구가 이 영화의 후속편을 예고하긴 하지만
이 정도 퀄리티의 영화라면 영화관에서 봐도 후회는 없을 정도의 여운을 남길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여운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