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으로 엮어가는 아름다운 멜로 영화.....
어쨌거나 사랑은 우연으로 시작한다고는 생각한다. 길거리에서 만났든, 어떤 모임에서 만났든, 하필이면 그 자리에 그 사람이 존재하고, 나와 인연을 만들어 가는 과정은 확실히 우연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 우연이 수 차례 거듭되고 그것도 대를 이어서까지 발생한다는 건 아무리 영화적 설정이라고는 해도 억지스런 측면이 있다.
우연히 수원에서 같은 시골로 내려와, 우연히 마주치고, 또 우연히 비가 내린다.(빗속을 뛰어가는 손예진의 저 너머로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웃긴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지만, 이 영화에서 비는 과거와 현재의 커플이 사랑을 확인하게 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연찮게도 친구의 정혼자가 그녀. 인연이 끊어졌다 생각했거늘 우연한 재회. 그럼에도 사랑의 결실을 맺지 못한 둘의 안타까움을 풀어주려는 듯이 대를 이어 우연은 반복된다.
굉장히 억지스런 상황이 연속됨으로서 자칫 허접 쓰레기 취급을 받을 수도 있었던 영화 <클래식>을 아름다운 멜로 영화로 가슴 깊이 아로새겨지게 한 건 아름다운 영상과 어우러진 음악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손예진과 조승우의 연기도 좋은 평을 받고는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평범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손예진의 1인 2역 연기는, 두 배역의 캐릭터 차이가 거의 없어서 그걸 굳이 1인 2역이라고 불러야 할지 의문이다.
메인 테마 역할을 한 한성민의 <사랑하면 할수록>, 손예진과 조인성이 빗속을 뛰어갈 때 흘러나온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 베트남으로 가는 입영열차를 배경으로 흘러나온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의 노래들은 그 자체로 한 편의 뮤직 비디오를 보는 듯한 감흥을 자아낸다. 당연하게도 뮤직 비디오가 연상됐다는 건 매우 감상적으로 제작되었다는 것이고, 멜로 영화로서 기본적인 기대치를 충족할 정도는 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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