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지막에 류크(라이토의 사신)가 던지는 마지막 대사처럼, 결국에 남는 건 "無"입니다. 아무리 인간들이 좋은 의도로 그랬건, 나쁜 의도로 그랬건 간에 남는 건 결국 아무것도 없습니다. 어찌보면 인간들은 그 결과를 잘 알고 있을 수도 있지만 어김없이 오늘도 아웅다웅 거리면서 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죽음의 사신마저도 "어쩌면 인간들은 이리도 잔인한가"했던 말처럼 정의라는 명분속에 잔인함을 내포하고 있는 인간들의 본모습. 과연, 이 사회의 진정한 정의는 구현될 수 있을까. 오죽하면 죽음의 사신까지 등장시켜서 사회정의를 실현해 보고자 했을까. 그런 의미에서 시종일관 우직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라이토의 아버지(수사본부장)의 모습은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비록 불완전하고 너무나도 고칠 것 많은 사회지만, 그나마 이 혼란스러운 사회를 지탱해주는 것은 원칙과 굽히지 않는 소신이라고 말입니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점차 완전한 정의사회를 구현해 나간다면 너무 뜬구름 잡는 이야기처럼 들릴까요. 어차피 우리들 사는 세상이 현실은 바로 코앞인데 이상은 저 멀리 있는 듯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원칙과 소신마저 멀리한다면 모두가 소망하는 정의사회라는 것은 정말 뜬구름 속에서나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