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아이, 장애우가 주인공인 영화는 눈물을 흘리게 되어있다.
알고 있어서 보고싶지 않았다.
매일매일 온 몸으로 겪어내고 있는 징글맞게 초라한 삶.
게다가 겪지 않아도 좋을 아픔까지 공감해야 한다니!
정말이지 그런 경험은 별이 박힌 카펫과 펄스크린이 번쩍이는 영화관에서까지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기피하던 영화를 꾸역꾸역 보게 된 것은
친구의 추천과 (사실은 무엇보다;)공짜로 들어온 시사회 티켓때문.
별 기대없이 앉은 영화관에서
동구와 아버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소를 짓게하는 매일매일의 에피소드는 생각외로 신선하고 발랄하고... 게다가 귀여웠다. 해볼테면 해봐-하는 심정으로 팔짱끼고 앉았던 내가 저도 모르게 따라 웃었을 만큼.
하지만 전개와 절정 뒤에 필연적으로 오게 되어있는 위기의 순간.
주저앉아 하늘을 원망하는 것밖에 별 도리가 없어보이는 팍팍한 시련들이 먹구름처럼 꾸역꾸역 몰려오기 시작하자
나는 차라리 눈을 감고 싶었다.
"정말... 가지가지 하네. 이런 구질함 따위. 보고싶지 않았다고 정말."하고 중얼거리면서.
하지만 마지막, 팍-하고 웃음이 터지는 반전아닌 반전에서 활짝 피어난 웃음은
곧이어 따라붙는 감동의 물결에까지 영향을 미쳐서
나는 정말 원치않게도..................빙구처럼 울면서 웃고야 말았다.
왜일까.
이런류의 영화에서
알면서도 눈물을 훔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그건 아마도 우리네 삶의 작고도 소중한 가치를 누구보다 우리 자신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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