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아들을 유괴범에게 빼앗기고 살해당한 어머니의 원통한 감정에 공감했다.
그런 일을 당한 어머니가 세상에 대해 분노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것 같다.
그러나 전도연은 자신의 아들이 유괴되는데 있어 의도하지 않았지만 원인을 제공한 측면이 있다.
돈이 없으면서 있는 행세를 하며 자신을 과대포장하려던 모습을 보였다.
그녀는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이 외도한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
가슴은 인정할 수 없지만 겉으로는 행복한 듯, 즐거운 듯, 부유한 듯 행세하고 싶어하는
극중 전도연은 이미지를 중요시여기는 현 세태를 꼬집는다.
영화 초반, 전도연의 아들은 우울증을 앓아온 듯한 행동을 보이고, 엄마인 전도연 또한
극심한 감정기복을 보이며 심약한 내면상태를 보여주었다.
아들을 잃은 전도연이 기독교에 급격하게 빠진 이유도 그녀가 진심으로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기 보다는, 내면의 공허함을 채우기 위한 또 다른 방편이었던 셈이다.
그런 과정속에 있는 인간이 광기에 빠지는 것은 당연한 귀결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이 영화가 반기독교영화라고 하는데, 크리스찬인 내가 보기엔
이 영화는 단순한 반기독교 영화로 보기 어려울것 같다.
진정으로 용서한다는 것은 무엇인지,
진정으로 믿는다는 것은 어디까지 가능할지,
우리 내면 속 깊숙한 곳에 자꾸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사람"에 대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창동감독님의 영화는 늘 관객을 불편하게 한다.
그 불편은 때로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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