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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 적] 영화 속 경찰은 실제와 다릅니다. ^^a;;; 공공의 적
happyend 2002-02-06 오후 4:11:59 1530   [4]
신문에 가끔씩 〈패륜아〉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타나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은 이렇게 생각하죠. ‘원래부터 문제가 있었던 인간일
거야.’ 아니면 ‘정신병자아냐?’....... 하지만 전에 책에서 연쇄살인
범 중에 평상시 생활에 아무런 문제도 없고 정상적이고 평범한 소
시민인 경우가 많다는 걸 보았습니다. 나와 같이 웃고 밥 먹고 이
야기 나누던 그 누군가가 어둠 속에서 누군가를 죽이는 살인마일지
모른다.... 상상만 해도 끔찍하네요. [공공의 적]을 보면서 그런 끔
찍함이 떠오르더군요.

강철중. 특채로 강력반 형사가 된 그는 도대체 누가 저 사람을 형
사라고 볼 수 있겠나 싶습니다. 뿌시시한 머리, 툭 튀어나온 배 때
문에 그런 게 아닙니다. 눈빛...-_-;; 눈빛이 형사다운 번뜩임은 오
간데 없고 지겨워 죽겠다는 나른한 눈빛이니까요. 그런 그의 호세
월도 비리혐의로 파트너가 자살하고 반장은 감옥에 가면서 끝나버
렸습니다. 새로 온 반장은 그를 닦달하고 비리 혐의를 잡겠다고 눈
을 번뜩이는 감사과... 슬슬 형사도 때려치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쯤 뜻하지 않은 사건을 만나면서 180도 회전하게 됩니다.
비오는 날 어떤 괴한에게 이만한 칼로 얼굴에 칼자국이나 나고 아
주 더러운 꼴까지 당했으니까요. 며칠 뒤 그 괴한이 어느 집 노부
부를 잔인하게 죽인 범인이라는 걸 알게 되죠. 그런데 피해자의 아
들인 조규환을 만난 순간 그는 알아채게 됩니다. 설마.. 설마...

설마가 사실이죠. 관객은 이미 그의 범행현장을 보았으니까요. 조
규환. 한 집안의 가장이자 유능한 펀드 매니저인 그. 조금 대인관
계가 껄끄럽긴 하지만 그쯤이야 그의 탁월한 능력으로 커버가 되
죠. 그런 그가 돈 때문에 부모를 그렇게 사정없이 찔려 죽이는 걸
보면서 세상 정말 무서웠습니다. 부모에게 어린 시절 학대받은 것
도 아니고 정상적이고 부유한 집안에서 뭐 하나 아쉬울 것 없이 자
란 그가 돈 때문에 부모를 죽이고도 요만큼의 죄책감도 없는 모습
을 보면서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건 사람이다.’라는 말이 괜히 있
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 같아도 3류 건달같이 생긴
사람이 와서 조규환이 부모를 난자해서 죽인 패륜아라고 한다면 부
모 잃은 사람에게 어떻게 저런 말을 하냐며 싸이코 취급을 할테니
까요. 겉모습이란 거 과연 얼마나 믿을 수 있는 건지....

[공공의 적]에서 설경구와 이성재의 연기를 빼고 말할 수가 없죠.
그 접히는 뱃살과 솥뚜껑만한 손, 한 벌 뿐인 옷에 지저분한 머
리... 정말 입이 떡 벌어지더군요. 물론 외모가 연기력이라고 생각
하진 않죠. 하지만 그 모습에서 비춰진 건 설경구라는 배우가 연기
하는 강철중이 아니라 강철중이란 인물 그 자체였으니까요. 전에 [
신라의 달밤]에서도 느꼈지만 이성재는 주연임에도 자신을 지긋이
누를 줄 아는 내력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자신을 적절히 눌러가며
조화를 맞춰나가더군요. 좀 아쉬운 게 있다면 그 장점이 과해서 비
열한 규환의 내면을 조금 더 강하게 보고 싶었는데 그 점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은 강우석 감독
은 역시~ 노련하더군요. 주인공들은 물론이고 주변 캐릭터들을 적
절하게 배치해서 관객을 적절하게 휘저어주고 어떻게 해야 극에 활
력을 넣을 수 있는지 밀고 당길 때를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보고나니 그런 노련함이 너무 눈에 보여서 조금........-_-;;;
그동안 신인감독의 영화에 익숙해져서 일까요? 왠지 감독의 손에
관객인 저마저 휘둘리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어쨌든... [공공의 적]
은 섬뜩함과 웃음이라는 양 손을 칼을 잘 써서 만든 영화였습니다.
에이~ 강철중처럼 확실한 증거도 없이 무대포로 피해자 가족인 범
인에게 땡깡 부릴 수 있는 형사가 어디 있겠어요. 그러보니 뭔가
빠진 듯싶더니만... [투캅스] 생각이 나서일까요? 앞에 ‘영화 속 경
찰은 실제와 다릅니다.’류의 문구가 빠지니까 영~ 섭섭하더라구요.
이젠 그렇게 유해진건가...?????? ^^a;;;

(총 0명 참여)
jhee65
영~ 섭섭하더라구요.
  
2010-08-26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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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 적(2002, Public En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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