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튜어 영화팬이 보고 느끼는 곽경택 감독의 영화 철학
영화는 영화가 갖는 스토리의 대중적 흥미와 감독이 그 소재를 통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그에 맞게 흐르는 기술적 측면 즉 미쟝센의 의도적 구성으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관람객이 앞으로 곽경택 감독의 "사랑"을 접할 때는 이 세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감상할 필요가 있다.
'사랑'이란 제목 자체가 진부하여 전통적인 멜로드라마로 그친다면 대중성에서 실패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사랑'이란 의미가 오늘날 관능적인 유희나 찰나적인 감정으로 치닫고 있는 현실에서 곽경택 감독이 바라보는 사랑의 시각은 분명 휴먼니즘적인 정화 장치로 해석이 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진흙탕에서 구르는 하층민들의 본능적인 사랑의 의미는 숭고하고 때묻지 않은 순수감정 그자체를 그는 말하고자 한다. 가득히나 때묻고 스캔달로 얼룩진 이 세상판에서 내가 하고 있는 '사랑'의 감정은 어느 정도의 순도를 지니고 있는가를 되돌아 보게 하는 곽감독의 의도는 너무 속되고 관능이 판을 쳐서 부도덕에 불감증'을 앓고 있는 우리에게 사랑'이란 단어를 재음미해 보아야 할 테마를 던지는 데 있지 않나 한다. 저녁 밥상을 물리고 당신은 나에게, 자기 그대는 나에게 사랑이란 의미가 어느 정도인가를 물러 볼 수 있는 멋진 대화거리를 곽감독은 던져 주고 있지 않는가 한다.
어린 10대에서 부터 혈기찬 2대 그리고 성숙된 40대와 황혼을 바라보는 노년대에 이르기까지 '사랑'이라는 단어 앞에 현재의 나와 진정 사랑을 주어야 할 상대와의 관계를 깊숙히 생각해 보는 계기를 주고 있는 멋진 인생의 의미를 담고 있는 영화가 아닌가 한다.
곽감독의 촬영적 테크닉은 스피드와 멈춤의 조화에 있다. 아니 카메라의 흐름 자체 속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의 촬영 색깔은 회색이다. 회색의 특징은 이중성에 있다.마치 새벽이 지니는 이중성과 같다고고나 할까 어둠의 부정적 요소와 긍정으로 가게 될 전조를 한 순간에 담고 있는 이중색이다. 그러나 이중색은 경계의 투명함이 결여되면 추함과 저질을 피할 수없다. 바로 이점에서 곽경택 감독의 촬영적 경계 ,즉 이중성의 경계를 철학으로 윤색하는 세련됨을 지니고 있다. 그는 영상 철학의 대가인 칼튼 슈바르츠의 이론을 어느 정도 실현하는 데 성공을 하지 않았나 본다.
그의 선택 배우가 누구이든 문제가 아니다. 배우가 그려내는 캐스트의 깊이가 문제가 된다. 즉 연출의 성과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인물이 겪는 아픔과 기쁨을 카메라 앵글이 어떻게 포착하는가가 문제가 된다. 여기엔 속도의 조잘이 관건이다. 아니 그의 미쟝센 테크닉을 어떻게 처리하는가에 관객은 천박하다고 진구렁창에 빠져 버린 '사랑'이란 단어의 싶은 의미를 다시 승화시켜 한숨과 정화된 눈물로 자신을 닦아낼 것이다. 정화된 사랑에는 음향의 역할은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요건이다. 격렬함 속의 둔탁함 그리고 가늘은 마단조의 선율은 우리의 사랑을 더욱 고결하게 만들어 놓는 매직이다.
단순한 뒷골목 깡패의 사랑놀음이라고 본다면 곽감독의 메시지는 쓰레기가 되고 만다. 그는 말없이 썩어 상처 받고 있는 인간의 가장 본원적인 순수 감정을 부활시켜 보려는 데 그이 선 굵은 성격 이면에 인간적인 순수함을 읽을 수 있다. 곽감독 자신이 회색이 지니는 이중색을 지닌 영화인이다.
그의 영화가 지니는 개성적인 철학을 음미하면서 대중과 함께하려는 한 예술가의 뜻에 박수를 보낸다.
대중이 가까이 가서 다시 한번 드려다 보아야 할 영화가 아닐까
영화와 삶과 그의 철학과 색깔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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