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아이덴티티' 첫장면은 물...정확히는 바다에서 시작한다....'본 슈프리머시'에선 본의 연인 마리를 물에서 떠나보낸다....'본'시리즈의 마지막인 '본 얼티메이텀'에서의 마지막 장면 역시....강물속이다....솔직히 이게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다...원작을 본것도 아니고 감독의 인터뷰를 보지 못한 나로서는...아무튼 '본'시리즈에서 물이란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아니면 할수 없고...- -;)
보통의 첩보 액션 히어로들은 '무슨 무슨 임무','대의 명분'을 위해서..갖가지 최첨단 무기와 거대한 단체의 지원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예를 들면 007이나 트리플 엑스,미션 임파서블 같은...하지만 본시리즈에선....그런 대규모의 단체나 최첨단 무기와 대의명분은 등장하지 않는다...
오직 제임슨 본의 무모하리 만치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내기 위해서....막아서는 적들을 무능화 시키는 장면들의 연속이다...하지만 우리는 그런 본의 자아찾기에....열렬한 지지를 보낼수 밖에 없을것이다.....주인공 캐릭터에게 몰입하는 관객들의 반응은...요 근래 극장에서 봤던 영화중에 최고였던거 같다...
CIA?? 우리가 '본'시리즈에서 볼수 있는 CIA상황실이란....커다란 프로젝터 화면에 직원 몇명이서 컴퓨터 모니터앞에서 팀장의 명령에 따라 키보드만 두드리고 있는 작은 회의실 같은 느낌이라 ...CIA라는 큰 집단의 일원 같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뭐...1편에서 상황실 모니터가 두꺼운 CRT에서 3편에선 얇은 LCD 모니터로 바뀌었다는 점만 뺀다면...그곳 상황실의 현장은 1~3편 모두 동일하다....
그렇지만 '본'시리즈의 좋은 장점은 그렇게 작아보이는 CIA 팀(블랙브라이어)이 지구전체를 통제할것만 같다는 느낌을 과장되지 않으면서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또 하나는 최첨단 무기가 등장하지 않고 각종 재래식 무기들만을 가지고도 고급스러운 액션장면을 연출한다는 점이라고 할수 있다...핸드폰과 노트북,저격용라이플과 권총,단검...그리고 약간의 중화기만의 퍼포먼스 만으로도...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실제로 저럴것만 같다는 느낌을 확실하게 전달해준다...
맨몸 액션신 역시...1편에서는 인물들의 동작을 깔끔하게 보여주기 위해 약간의 거리를 두고 풀샷으로 연출하는경우가 많았다...스위스 경찰들이 경찰봉을 본의 어깨에 겨눴을때...제임스 본이 자신의 격투실력을 직감하고 경찰들을 제압하는 장면이나 ...파리 자신의 집에서 암살자와의 격투신들은 보는 사람들이 편하게 그 동작들을 감상할수있도록 했지만....2편을 거친 3편에서는....감독의 핸드헬드(들고찍기)의 최고 정점을 보여주는 듯 거칠면서도보는 사람이 숨이 막히는 장면을 보여준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핸드헬드 기법을 무척 싫어한다..너무 정신이 없고 액션신을 소화하지 못하는 배우들을 위해서 일부러 화면을 흔드는 듯 해서 정신이 없기 때문이다..하지만 '본 얼티메이텀'에서의 핸드헬드 장면은 필자가 봐왔던 영화중에 단연 최고였다.)
특히 모로코에서 '대쉬'와의 좁은 화장실 격투신은 여타 홍콩 액션물이나 한국 액션물에서 볼 수 없는 긴장감을 선사한다...흡사 몇년전에 봤던...'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총검을 서서히 사람의 가슴으로 들이미는 듯한....그런 오싹함을 보여주었다....
카 체이스 장면이나 맨몸으로 쫓고 쫓기는 추격장면 역시 '본'시리즈의 미덕이라 할수 있다....특히 3편에서의 추격장면에선 그 장면과 너무나 잘 맞아떨어지는 OST로 인해....심장이 쿵쿵 울리는 서스펜스를 맛볼 수 있을것이다.....
몇 년에 걸친 '본'시리즈가 이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우스운 농담 섞인 대사 한마디 없이 이렇게까지 '재미'라는것에 충실한 영화를 우리는 언제 다시 만날것인지......'본'시리즈가 끝나서...좀 우울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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