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치명적인 살인충동...인간또한 동물적인 살육의 본능을 가지고 있다는
이면을 보여주는 캐릭터인 브룩스를 통해 보여주는 연쇄살인마의 치명적인
중독현장을 보여주는 영화인 이 영화의 매력포인트는 브루스 A. 에반스 감독이
보여주는 감각적이고 일반 스릴러와 차별화된 연쇄살인마의 인격적 고뇌를 담은
점을 중심적으로 그려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인간의 겉으로 드러나는 외면과
사회적으로나 가정적으로 완벽한 한 남자가 사실은 살인중독에 빠져 반복적인
살인을 다시 저지르게 되는 과정과 그를 쫓는 FBI 베테랑 형사와 그의 살인을
목격하고 자신도 살인에 동참하게 해달라는 협박과 함께 유일한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는 남자가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성공한 사회인이자
자선사업가인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는 미스터 브룩스(케빈 코스트너)의 정체는
희생자의 엄지손가락 지문의 흔적과 예술적인 행위적 모습으로 세팅된 희생자들을
범죄현장에 세팅해 놓고 증거를 남기지 않는 썸프린트 킬러다. 그의 부인(마그
헬겐버거)에게는 자상한 남편이자, 그의 딸인 제인 브룩스(다이엘르 파나베이커)에게는
능력있는 아버지로서 비춰지는 완벽한 남자의 이면을 갖춘 썸프린트 킬러인 그는
2년만의 살인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자신의 또 다른 악마적인 살인자로서의 인격
마샬(윌리엄 허트)의 유혹에 빠져 마지막 살인임을 다짐하고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그 과정에서 항상 희생자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던 파파라치의 카메라에 포착되게
된 브룩스는 스미스(데인 쿡)에게 자신도 살인현장에 끼워 달라는 협박을 받게 된다.
그리고 FBI 베테랑 여형사 앳우드(데미 무어) 형사는 2년간 잠잠했던 썸프린트 킬러의
사건임을 직감적으로 깨닫고 과거의 그의 행적을 추적해 오던 열성을 보이지만 그녀는
아버지의 막대한 유산과 남편의 외도에 대한 이혼소송의 복잡한 트라우마가 생긴 상태
로 강인하고 터프한 성격의 그녀, 그녀도 결국은 브룩스의 시야에 포착된다. 그리고
발생하는 갑작스런 딸의 자퇴와 그녀가 다니는 학교에서의 살인사건에 브룩스는 자신
의 딸이 한 일임을 알게 되고, 주변의 모든 상황을 정리하기위한 그만의 완벽한 살인
계획이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이 영화속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케빈 코스트너의
지적인 연쇄살인범으로서 변신이다. 안경너머로 가리고 있는 그의 가면을 경계에
두고 그는 마샬이라는 살인중독성향에서의 자신의 그림자 캐릭터의 인격을 형성해
때론 그와 말다툼을 하고 싸우기도 하지만 서로 협력해나가면서 상황을 타계하고
서로 즐기기도 하는 모습을 볼수 있다. 마치 영화속에서만 보면 마샬이라는 한 사람의
인격체를 따라 보는 것 같지만 따지고 보면 그것인 브룩스의 그림자인격임을 알수있다.
겉으로 자선사업을 하지만 속으로는 살인중독에서 헤어나올수 없어서 결국 살인을
저지르고자 할때 필요로하는 자신의 '죄의식' 에서 나오게 해줄 유일한 위안처가
자신의 또다른 인격이라는 의미라고 해석해야 될듯 싶다. 케빈 코스트너의 이중적인
연기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 인물의 분위기를 살려준다는 데 의의를 둔다면 상당히
흥미로운 발견이 될것이다. 데미 무어또한 강력계 여형사로서 영화속에서의 비중은
크지만 형사로서의 강렬한 이미지외에는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한게 아쉬운 느낌이다.
영화속에서 확인해 볼수있는 브룩스의 감각적인 살인행각과 인간의 이중적인 측면,
즉, 빛과 그림자를 함께 몸에 봉인해 둔 것과 같은 두 인격이 실체화되어 영화를
이끌어가는 것은 이 영화만이 선사하는 메리트이다. 빛성향의 미스터 브룩스와
그림자성향의 마샬은 결국 동일인물, 그리고 그 둘이 싸우는 상황은 사실 브룩스가
마음속에서 갈등을 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가 살인을 멈추지 않을 것임을
그의 행위를 통해서 알수 있다. 그가 살인에 가지고 있는 쾌감은 도자기 공방에서
증거물을 태워버리기 아쉬워하는 그의 모습과 함께 뚜렷하게 드러나 있다.
하지만 그의 빛의 성향인 브룩스의 측면에서 보여주는 인간적인 미는 상당한 섬뜻함
을 불러온다. 딸을 걱정하며 그녀를 위해 살인계획과 시나리오를 준비한 클라이막스
, 그리고 결말의 여운이 보여주는 미묘한 서스펜스와 스릴은 색다른 여운을 남긴다.
싸이코패스, 다중/이중 인격의 이제는 식상한 소재를 신선한 방향에서 다른 시각적
시점으로 흐름을 이끌어 나간것 또한 빼놓을수 없는 볼거리이긴 하다. 액션적인
요소와 데미 무어와 케빈 코스트너의 맞대결 구도같은 것을 기대한 관객에게는
꾀나 실망감을 안겨주겠지만 식상한 전개보다는 인간의 의식과 중독의 메시지를
놓고 봤을때 상당히 매력적인 그리고 신선한 스릴러의 영화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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