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또다른 '그들'은 누구일까?? 영화는 제목에서부터 이렇게 질문하고 있는 듯 하다.. 개봉전부터 마지막 반전이 엄청나다는 입소문이 돌았고.. 심지어 관람한 관객들은 반전내용을 말하지 않기로 한 침묵서약까지 했다기에 몹시 궁금증을 유발하는 영화였다.. 도대체 제목이 말하는 그들은 누구이고.. 예상을 뒤엎는 쇼킹한 반전은 무엇일까..
이미 '떼시스', '오픈유어아이즈' 단 두편의 영화로 천재감독이라는 칭호를 받은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수많은 헐리웃의 유혹도 마다하더니 첫 영어권 진출 작품으로 이 영화를 선택했다.. 그의 역량에 반한 톰크루즈가 제작을 맡고... 주연으로는 자신의 아내 니콜키드만을 기용했다..(물론 이때까지만해도 둘은 이혼 전이었다...) 그리고 만반의 준비를 한 자신의 각본이 있었다...
희미하게 제 빛을 발하는 등잔을 든 니콜키드만의 겁에 질린 얼굴... 영화의 포스터와 감독의 필모그라피만 얼핏 살펴보아도.. 이 영화는 어떤 것이리라는 감이 딱 왔다.. 게다가 크래딧이 올라가고 시작되는 장면들을 보아도.. 그 안개 자욱하게 낀 고풍스러운 저택에.. 아주 기독교적인 파리한 모습의 안주인.. 여기에 찾아온 세 명의 하인들도 음울하기는 마찬가지이고.. 빛을 쪼이면 죽고마는 희귀병을 가진 아이들 탓에 커텐을 항상 닫고 빛을 차단하고 사는 사람들이라는 설정 탓일 수도 있지만.. 영화에는 자연광인 찬란한 햇빛은 찾아 볼 수도 없기에.. 어둡고 음침하니 괴기스러움만이 넘쳤다..
그렇다.. 영화는 이러한 분위기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공포영화다.. 그렇지만 여느 공포영화처럼 도끼나 총칼같은 살상무기도 등장하지 않고.. 끈질기고 집요하게 뒤를 쫓는 살인마도 없다.. 또 심지어는 피 한방울 튀지도 않는다.. 그러나.. 영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섭다... 물론 보이지도 않고 그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그 무언가가 등장하지만.. 비단 그 존재감 때문만은 아닌... 뭔가 좌중을 압도하는 이 분위기만으로도.. 충분히 오금이 저리고 조마조마 가슴이 졸여진다..
결국 이러한 감독의 연출력과 관객 사이의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그 긴장의 끈이 툭 끊어진다.. 마지막 그 전체를 뒤엎는 반전으로 인해.. 그동안의 궁금하고 무서웠던 모든 것의 전모를 알게 된 것이다.. 하지만 물론 뒷통수를 맞을만한 뒤엎기이긴한데.. 어쩐지 그 강도는 약하다.. 왜냐 이미 예전에 한번 크게 놀랐던 것이라 그다지 여운이 오래 남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냥 아 그래서 그런거였구나... 수긍하는 수준으로 그간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정도이지.. 통쾌하게 한방 크게 먹은 식의 후련함은 없기에 뭔가 아쉬움이 남는 것이다..
물론.. 다 시기를 잘못 탄 비운이 겹치기는 했지만.. 한 2년만 먼저 이 영화가 개봉되었다면 상당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다.. 그랬다면.. 공포영화답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그 섬세함과 전혀 예측못했던 반전이 어우러진.. 정말 굉장한 영화가 한 편 나왔을텐데.. 이미 훌륭한 연출력과 치밀한 극의 구성..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준 배우들.. 게다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던 반전이 있었던 '식스센스'란 영화가 있었기에.. 이 영화는 그 자체만으로도 뛰어남을 지녔음에도 극단적으로는 아류작 취급까지 받고 있는 것이다..
한 편의 영화가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모든 조건이 잘 맞아떨어져야 하는 것 같다.. 물론 극의 완성도도 뛰어나야겠지만.. 영화의 내용에 걸맞는 적절한 개봉시기도 만나야 할 것이며.. 또 영화를 가장 잘 알릴 수 있는 최고의 홍보마케팅도 펼쳐야 할 것이다.. 그래야 평단이나 관객 모두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은 어찌 보면 불운한 것일지도... 그러나 이 작품 하나만으로 평가하자면... 참 훌륭한 작품임에는 틀림없다고 본다..
그럼 이만 총총..
(총 0명 참여)
jhee65
참 훌륭한 작품임에는 틀림없다고 본다..
2010-08-28
11:14
1
디 아더스(2001, The Others)
제작사 : Le Studio Canal+, Miramax Films, Canal+ Espana, Cruise-Wagner Productions, Las Producciones del Escorpion, Lucky Red, Sociedad General de Cine / 배급사 : 와이드 릴리즈(주)
수입사 : (주)시네마천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