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반 올마이티에서 새롭게 주연을 했던 스티브 카렐의 영화.
에반 올마이티에서의 오버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러운 코믹 연기와 재미있는 표정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여자와의 관계가 서툴러서 어렸을때 시도한 섹스가 모두 실패로 끝나고, 나이가 들면서 점차 포기(?) 상태가 된채로 자의반 타의반 독신생활을 하게된 앤디(스티브 카렐).
2006년 개봉작 '달콤, 살벌한 연인' 에서의 박용우의 모습이나 본 영화의 앤디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과 비슷한 부분들을 발견한다.
익숙하지 않아서, 점점 멀어져 가는 생활들?
용기도 내 보았지만, 기회들은 모두 날라가고, 점점 자신감을 잃어 가면서 그러한 관계들이 점점 어색해져 가는.
그것도 일종의 악순환 이겠지?
스티브 카렐의 코믹연기는 자연스러워서 좋은것 같다.
상황이나 말투, 표정연기가 좀 코믹스럽긴 해도, 현실 생활에서도 있을법한 인물로 연기해 내고 있으며, 그런 자연스러움 속에서 동질감도 느끼게 해준다.
앤디(스티브 카렐)가 살아온 삶.
아직 성장하지 못하고 아이로 남아 있는듯, 지식으로는 알지만 경험은 없는.
남자가 나이를 먹을수록 소심해 지기 마련인듯 하다.
젊음과 패기는 현실과의 타협으로 움츠러 들고, 10~20대의 왕성한 성욕도 차츰 줄어들고, 자주 접하지 못하면 점점 낯설어지는게 아닌가.
앤디와 같은 사람이 제법 되리라 본다.
영화속의 앤디가 숫총각이라며 놀리는 주변사람들에게 화를 내듯이, 현실에서도 '숫총각' 이라는 말이 그다지 '순수' 하다거나, 착하다거나 한 의미와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있으며(시대가 변할수록), 오히려 뭔가 문제가 있다거나, 멍청하다거나, 바보라던가, 사이코 라던가, 게이라던가 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현실사회에서, 그런 놀림이 기분 좋을리 없다.
앤디의 핑계처럼, 그건 어떤 '신념' 의 문제일 수 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바보스럽다고 놀리는 것은 굉장히 편협한 사고이다.
영화속에서도 잠깐 그런 분위기가 풍기는데, 앤디가 사귀게 된 '트레이시' 는 이른 나이에 결혼하여 애를 셋이나 낳고 이혼한듯 하다.
그녀의 대사를 곰곰히 들어보면,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듯 하며, 혼전 순결에 대한 압박(?) 같은게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애들도 거의 다 커가고, 나이도 먹고, 이혼하고, 외로워 지면서 그런 종교적 강요는 외로움을 이기진 못하지만,
그래도, 그런 도덕적 기준이 그녀를 압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현재 도덕적으로 문란하다고 여겨지는 이웃나라 '미국' 의 이중적 모습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도 않다.
도덕적 문란함을 찬찬히 따져보면, 대체로 빈부의 격차가 심해지고, 전체적으로 가난한 경우 많은것 같다.
대체로 중산층 가정에서는 그런 도덕적 가치관이 잘 받아들여지는 반면, 부자의 경우 경제적 여유로 인해 그것을 성적 문란의 기회로 삼기도 하고, 가난한 사람의 경우, 가난을 벗어나기 위한 기회 또는 생계 유지, 현실적 불만의 해소등을 이유로 성적인 문란(?)이 발생하는 것 같다.
즉, 도덕적 기준들은 아주 부자이거나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관심밖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것은, 넘쳐나는 자유를 주체하지 못하거나, 도덕성 따위는 배고픔을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좌절에서 비롯되는게 아닐까?
영화는 중간중간 욕설이 난무하긴 하지만, 무난히 감상하기에 좋은 코믹물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결국 앤디와 트레이시는 결혼하고, 앤디의 첫경험은 결혼 첫날밤에 이루어 진다는 다소 '모범생' 스타일로 마무리 짓고 있다는 것이다.
앤디와 트레이시가 '원나잇 스탠드' 가 아니라는 것은 극 전개에 의해 충분히 인지되고 있고, 그런 점에서 굳이 '결혼후 첫경험' 을 강조하는 듯한 영화의 엔딩은, 이 영화가 겉으로는 내세우지 않지만 은근히 강조하는 '도덕적 잣대' 를 가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꺼림직함을 갖고 있다. 마치 중고생 자녀와 함께 본다는 가정하에 만들어지기라도 한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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