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사전지식없이 무턱대고 가서 봤는데, 아무것도 모른체 본게 더 재미있었던 거 같아요.
우선 이 영화는 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프랑스의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프랑스가 전쟁을 하게 되면서, 프랑스의 오랜 식민통치를 받았던 모로코, 알제리 등 북부 아프리카 사람들도 전쟁에 참가하게 됩니다.
사실 영화시작에 수많은 아랍인들이 프랑스를 조국이라고 부르며, 조국을 구하기 위해 전쟁에 참가하려는 것을 보고 조금 기분이 묘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일본에 대해서 남은 감정이 많은데, 그들은 자신을 식민지로 삼은 프랑스를 조국이라 부르며 전쟁에 참가하려 하다니...
프랑스는 북부아프리카를 식민통치할때 칼이나 총이 아닌 문화를 이용한 교묘한 통치를 해서,
아직도 그 지역 사람들은 우리가 일본에 대해 가지는 그런 악감정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하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었거든요.
아마 그래서 그런 행동이 가능했던 거겠지요?
그러나 흑인과 아랍인들로 이루어진 이 병사들은 식민지출신의 이슬람교도라는 이유로 음식에서부터 모든것을 차별받습니다.
자신들이 전공을 올리면 자신들에 대한 대우도 달라질거라고 여기며, 전투에 모든 걸 바치며 승리를 얻어도 그들에게 돌아가는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 그런지 지루한 감이 좀 있긴 하거든요.
하지만 전 영화 엔딩에 나오는 자막 보고 가슴이 많이 아팠습니다.
그렇게 희생한 아랍인 병사들에게 남은 건 달랑 비석 하나더군요.
연금에 대한 법이 개정되서 그렇게 희생한 북아프리카 병사들에게도 돈을 지급할 수 있게 되었지만,
아직도 프랑스 정부에서는 돈을 지급하는 걸 미루고 있다는 자막.
그들의 죽음은 정말로 헛된 개죽음이라는 생각밖에 안들더군요.
사실 얼마 전에 일어났던 아프리카 이민2세들의 파리 폭동사태를 보더라도, 프랑스 사회에서의 그들에 대한 차별은 변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죽어간 병사들의 무덤이 늘어서 있는 화면을 보면서,
마찬가지로 2차대전때 일본에게 강제징용되어 전쟁터로 끌려간 우리 조상들이 생각나서, 남 일 같지가 않았어요.
사실 우리사회에도 일본으로 인한 강제징용자들이나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아무런 해결도, 보상도 이루어지고 있지 않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도, 그들도 일본과 프랑스를 상대로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을 치루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저런 생각때문에 영화보고 좀 울적해지긴 했는데, 이런 걸 생각해보게 한다는 점에서 괜찮은 영화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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