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위해서라면 저하늘의 별도 따다 줄 수 있어"
이 얼마나 상투적인 호돌이 상모돌리던 쌍팔년도 멘트인가.
하지만 최첨단의 21세기의 지금에도 이 멘트는 종종 쓰이고 있으니 영화로 까지 만들어졌다.
'Stardust' 사전적인 의미로는 소성단(小星團), 우주진(宇宙塵)이라는 뜻이다.
풀어말하면 작은별들의 무리, 우주먼지정도 되겠다.(영화상에서는 운석에서 떨어져나온 '돌가루'라고 번역되었다.)
구어적인 뜻으로는 황홀함, 청순하고 로맨틱하며 신비한 감정, 넋을 잃게 하는 매력이다.
(클레어 데인즈를 보아하니 뭐 그다지 구어적인 뜻은 매치가....)
영국의 동명의 베스트셀러 판타지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감독은 <엑스맨3>의 감독직을 거절하고
가이리치와 함께 만든 SKA 영화사를 설립한뒤 <락 스탁 & 스모킹 배럴즈>, <스내치>, <그들만의 월드컵>,
<스웹트 어웨이>를 제작했으며, 2004년 <레이어 케이크>를 감독한 매튜 본이다. 그는 클라우디아 쉬퍼의 남편이기도.
사실 <해리포터>아니면 <반지의 제왕>정도의 판타지 물로 생각하고 별 생각없이 보게 된 영화였지만 이런 영화일 줄이야!!
내용은 복잡한 설정의 <반지의 제왕>보다는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해리포터>쪽에 가깝다.
사실 내용이 별로 복잡하지도 않고, 심각한 것도 아니다. 차라리 동화라고 해도 좋을정도의 내용이다.
원작소설을 보지 못해 비교는 불가하다는 것을 미리 밝히고.
어느날 우주에서 별하나가 지구로 떨어진다. 그것을 본 트리스탄(찰리콕스)와 빅토리아(시에나 밀러).
트리스탄은 빅토리아에게 청혼을 하지만 그녀는 그 별을 일주일 내로 가져다 주면 청혼을 받아들이겠다고 한다.
결국 별을 가져오러 길을 떠나는 트리스탄. 하지만 그 별을 노리는 건 트리스탄뿐이 아니었다.
별을 먹어 영원한 젊을을 얻으려하는 마녀들과, 별이 가지고있는 루비를 차지해 '스톰홀드'의 왕이 되려는 왕자들이 있다.
별이 사람이라는 발상은 특이하다. 신화에선 사람형태의 신으로 묘사되기도 했지만 여기에선
신도아닌 그냥 평범한 사람으로 나타난다. 능력이라곤 영원히 산다는 것과 빛을 낸다는 것 정도.
원작소설은 1997년에 쓰여진 현대물이지만 소설의 배경은 중세유럽이라 그런지 그당시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을만한
것들을 그대로 나타낸듯도 하다. 기구를 이용해 하늘을 나는 배도 그렇고.
영화의 발단이 되는 도입부분을 보는 순간 '앗! 이거 왠지 앞뒤없는 <디워>틱한 전개인데!'라고 생각했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원인이 없는 결과가 나오고 만다. 그래뭐 요즘엔 이런일도 허다하게 많긴하다만...
스포일이 될 수 있다라는 생각도 잠깐 드니 그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하겠다.
그런 당황스런 시츄에이션을 지나 진정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영화의 매력은 단연 판타지적인 마법과 마법을 표현하는 특수효과와 CG라고 말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그런 부분이야 <해리포터>나 <나니아 연대기> 등등등등의 수많은 영화에서 이미 다 나왔으니 이젠 매력 요소가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영화의 매력요소는 무엇인가.
바로 등장인물들의 개성이다. 사실 두 주인공인 트리스탄과 이베인은 별로 개성이 없다. 그냥 평범하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최고의 캐릭터를 꼽으라면 아무 망설임없이 두 캐릭터를 꼽을 수 있다.
바로
미셀 파이퍼와 로버트 드니로
두배우는 그들의 경력이 말해주듯 연기라면 말이 필요없는 배우들이다.
미셀 파이퍼는 영원한 젊음을 얻으려 이베인을 잡으려는 마녀 '라미아'역을 맞았다.
50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탱탱한 피부를 자랑하며 이미 영원한 젊음을 얻은 것 같은 그녀에게
무슨 영원한 젊음이 필요하겠냐만은 특수분장은 그녀를 3만년은 숙성되보이는 마녀로 만들었으니 필요할만 하다.
사악한 마녀로 분하면서 다시한번 연기변신을 꾀한 미셀 파이퍼는 성공적이었다.
뭐 과연 연기 귀신.
다음은 로버트 드니로!!
내가 로버트 드니로 이름 뒤에 느낌표를 두개나 붙인 이유는 영화를 보면 안다.
60 중반의 나이에 정말 소화해내기 힘든 연기를 정말 제대로 해주며 영화에 웃음 쓰나미를 불러 일으킨다.
분명 코믹한 캐릭터는 아니다. 그 너무도 잔인한 이름 '셰익스피어'가 그것을 입증한다.(ㅎㅎㅎ 웃는 이유는?)
같이 본 친구 3명까지 해서 4명이 모두 두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렸던 그의 연기였다.
기구를 매달아 하늘을 날 수 있는 배를 몰며 번개를 모아 파는 해적의 두목 캡틴 셰익스피어역을 맞는 그는
정말 극악무도하다. 그 극악무도함을 나타내기위해 이름도 '셰익스피어'라고 지었을 정도니...(ㅎㅎㅎ또 웃는다)
사실 영화보고나서 로버트 드니로 뿐이 생각이 안나...
그는 사실 오랜시간 나오지는 않지만 스토리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며 주인공들의 행보에 큰 영향을 준다.
바로 짧고 굵은 임팩트로 거의 주연급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다. 이 역을 로버트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했다면 어땠을까.
그 카리스마 넘치던 로버트 드니로가... <미트 페어런츠>에서도 이정도 캐릭터는 아니었는데...
조연들도 한몫씩 하는데 특히 왕자유령들. 마법의 땅 '스톰홀드'의 왕이 되기위해 자기들끼리 싸우다
죽은 왕자들이다. 모두 7왕자. 모두 죽은 모습 그대로 유령이 되었다는 점이 코믹하다. 뭐 거의 온전히 죽은 왕자가 없다.
이들은 영화에선 이 쫓고 쫓기는 상황을 구경하면서 농담따먹기나 하면서 스토리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자칫 지루해 질 수도 있는 부분에서 개그를 던져주면서 약방의 감초역을 톡톡히 한다.
살아 있을땐 서로 죽이더니 죽어서는 아무 친하게 잘지낸다. 살아있을때 잘해란 말은 이럴땐 필요없는건가...
그밖의 조연들이 주연보다 개성있는 모습들을 보여주며 오히려 주연들을 조연화 시키고 있다.
사실 CG는 뭐 그저그런 평범한 수준이다. 배경 그래픽 말고는 그리 많이 쓰인것도 아니고.
어느정도 판타지의 느낌만을 살리면서 어느정도 자제를 했다고 보여진다.
동종 영화에 비해 CG는 부족해도 각각의 캐릭터 때문에 알차보인다.
사실 이렇게 알찬 영화가 영화적으로는 더 좋은 작품이 아닐까.
영화를 기대이상으로 너무 재밌게 봐서 아쉬운 점은 별로 생각지도 못하고 봤다.
클레어 데인즈는 정말 안습이라는 생각만 든다.
1996년 <로미오와 줄리엣>에서의 그 청초했던 그녀가 이렇게 변했다니...
전에 <터미네이터3>를 보면서 저 아줌마는 과연 누굴까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녀의 정체를 알고나선 기겁을 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로미오와 줄리엣>의 17살때와 지금의 28살을 같이 놓고 비교할 수 잇겠냐만은
사실 다른 사람인줄 착각할 정도로 변했다.
나이가 거의 두배차이나는 미셀파이퍼가 더이쁘다는 의견이 만장일치였을 정도니...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라는 말이있다. 반대로 기대가 작으면 기쁨이 클수있다.
<스타더스트>가 그랬다. 별로 기대안했던 영화. 단지 다른 영화들이 시간이 안맞고 남은 좌석이 너무 안좋아서
선택했던 영화인데 생각지도 못한 즐거움에 <스타더스트>는 상당히 인상깊은 영화로 남겨졌다.
얘기치 못한 즐거움은 시너지효과를 불러 일으켜 그 감동이 배가된다.
마치 오랫동안 안입었던 옷에서 백원짜리 동전이 나왔을때의 그 감동은 백원 이상인 것처럼말이다.
분명 호화캐스팅에 초인기 베스트셀러(우리나라에선 아니었지만)를 원작으로 제작했으니
분명 관심대작이 될만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선 <디워>외의 영화는 별로 관심을 못받고 있으니
<스타더스트>도 묻혀버렸다. 오죽하면 600만 관객을 넘기며 흥행하는 <화려한 휴가>도 뒷전이 됐을까...
이제 <디워>이야기는 그만할때도 됐다. 관객도 볼사람은 다봤다고 생각된다. 이젠 다른 영화들에 눈을 돌려야하지 않을까.
이젠에 <괴물> 개봉할때도 다른 영화가 소외될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약간은 씁쓸하다.
<디워>는 이제 미국가서 성공하면 되는거고, 우리는 이제 영화의 다양성을 직접 체험하며 다른 즐거움을 찾아야 할때다.
P.S 이 영화의 감독 매튜본의 차기작은 <토르>(Thor)로 결정됐다. 토르는 고대 게르만족의 신으로 던져서 맞추기만 하면
적을 쓰러뜨리는 철퇴를 휘두르며 괴력을 자랑하는 전투적인 신이다. 참고로 영어의 목요일 'Thursday'는 '토르의 날'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번에 영화화 되는 <토르>는 유명 코믹북인 마벨에서 만화화 된 작품을 원작으로 한다.
같은 마벨코믹스의 <엑스맨3>의 감독직을 거절한 그가 <토르>를 맡았다니 의아하기도 하지만
실망보다는 어느정도 만족을 주는 마블히어로물이기에 어느정도 기대가 되기도 하다. 2009년 개봉예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