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소꼽놀이 같은 스릴러....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을 맡고 <트랜스포머>를 통해 새롭게 스타로 부상한 샤이아 라보트가 주연을 맡은 <디스터비아>는 초반의 구도만 보자면 마치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한 <몬스터 하우스>를 떠올리게 한다. 물론 결론은 완전 극와 극이지만, 두 남자와 한 여자로 이루어진 호기심이 넘치는 세 명의 친구가 벌이는 모험이라는 점과 이들 호기심의 대상도 수상한 이웃집 또는 이웃사람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어쨌거나 이 영화는 서스펜스의 거장 알프레도 히치콕 감독의 <이창>의 현대적 리메이크 버전이라고 한다. 왠만한 히치콕 감독의 영화는 대충 본 것 같은데, <이창>은 보질 못했다. 한 사이트에 나와 있는 <이창>에 대한 소개를 보자면, 주인공 제임스 스튜어트는 사진기자로, 교통사고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휠체어에 앉아 있는 신세가 된다. 할 일이 없던 그는 건너편 아파트 이웃을 카메라 렌즈로 살피다 우연히 살인 사건을 목격하게 된다고 한다. 보질 못했으므로 직접적인 비교는 곤란하지만, 다만, 히치콕 감독의 작품이 대충 어느 정도의 느낌과 분위기일지 짐작은 간다.
그렇다면, <이창>을 리메이크 했다는 <디스터비아>는 어떨까? 이 영화에서 히치콕의 분위기를 느낀다는 건 거의 불가능이다. 히치콕 영화의 음산하거나 스산한 분위기하고 이 영화는 거리가 멀다. 가족적 분위기를 중요하게 여기는 스티븐 스필버그 제작이기 때문일까? <몬스터 하우스>의 아동틱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거기에 스릴러로서의 긴장감도 높지 않다. 수상한 이웃 주민이 정말 연쇄살인범일까? 아닐까? - 숨겨진 악역에 아주 적합한 데이비드 모스가 나오는 순간, 그가 범인임을 짐작하기란 그리 어려운 미션이 아니며, 영화에서도 그걸 미션으로 요구하는 것 같지도 않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긴장감이 고조됐던 순간이라면 뛰어난 몸매(^^)의 애슐리가 상가에서 터너를 감시하다가 놓친 후 터너가 갑자기 차를 가로막으며 올라타는 장면 정도였다. 전체적으로 터너의 대사처럼 마치 아이들 소꼽놀이(형사놀이)를 보는 기분이랄까. 한국인으로서 한국계 배우가 주요 배역을 맡고 한국 관련 대사가 나온다는 건 흥미롭고 관심을 끌기는 하지만(그래서 한국계 배우의 출연이 기사화되기도 하든데, 아마도 영화사의 마케팅일 듯) 그게 영화 재미까지 끌어 올려주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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