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뭐라 설명하기 힘든 영화다.
이 영화는 SF 임에는 분명한데, 한 평범한(혹은 평범하고 싶어하는) 남자의 꿈을 둘러싼 몽환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
미래의 도시.(지금 보면, 그 특수효과가 상당히 조잡하지만)
한 남자는 자꾸 이상한 꿈을 꾼다.
자신이 하늘을 자유롭게 날며, 아름다운 한 여인을 만난다.
그러던 어느날, 폭탄테러가 만발한 도시에, 테러범으로 지목된 한 남자가 서류 업무상의 착오로 잘못 끌려가서 조사를 받게 되고,
그 남자는 고문을 받던중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기록실에서 근무하는 주인공 샘 라우리는, '터틀' 이라는 테러범과 비슷한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잘못 끌려가 죽은 사실을 알게 되고,
남은 가족에게 보상금을 주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러나, 빈민가에서 살던 희생자와 그 가족은 변변한 은행계좌도 없다.
하는 수 없이, 직접 보상금 수표를 전달하러 찾아간 라우리.
하지만 그곳에서, 자신이 매일밤 꿈에서 만났던 그 여인을 보게 된다.
흥분한 라우리는 사무실로 돌아와 그녀의 정보를 조회해 보지만, 상급 기관에서나 볼 수 있는 보안등급으로 묶여 있어 볼 수 없다.
그래서, 어머니의 입김으로 상급 기관으로 발령낸것을 받아 들이고, 그곳에서 몰래 그녀의 정보를 빼낸다.
하지만, 테러범 터틀의 공범으로 지목된 그녀를 지키기 위한 라우리의 행동은 계속 일을 복잡하게 만들고,
어렵사리 이루어진 둘의 사랑은 라우리가 체포되면서 끝을 맺는다.
영화는 여러가지 몽환적 상상이 뒤죽박죽 섞여 있다.
서류 업무의 혼돈.
현대 사회에서 서류는 다수의 의견을 모아, 대중에게 강요하기 위한 절차이다.
이런 서류의 공포에 대하여 많이 다루고 있으며, 이로 인한 사람들의 혼란을 잘 보여주고 있다.
성형수술에 미친 엄마와 그녀의 친구.
결국, 엄마는 성형수술이 성공하여 20대의 외모를 갖게 되지만, 엄마의 친구는 죽는다.
터틀(로버트 드니로)의 도움으로 온갖 비리와 모순덩어리의 정부 기관을 폭파시키는 쾌감도 잠깐.
라우리는, 자신의 꿈에서 자신을 괴롭히던 온갖 악몽들과 현실의 인물들을 혼동하는 듯한 영상이 보여진다.
힘겹게 물리친 쇼군(일본 장군 형상)의 가면을 벗겨보니, 자신의 얼굴.
(이 부분에서는 스타워즈의 한 대목이 떠오른다.)
그녀의 도움으로 복잡한 현실에서 한적한 자연으로 도망친 라우리.
하지만, 현실에서의 라우리는, 고문실에서 넋이 나간체 몽상을 꿈꾸는 중?
영화는 굉장히 컬트적이며, 상징적이며, 몽환적이다.
하지만, 약간은 어려운.
너무 꼬다 보니, 약간은 답답한 느낌이 든다.
나역시, 시원스런 해피엔딩이 좋은가 보다.
참고로, 로버트 드니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13년간이나 잡히지 않고 폭탄테러를 저지르는 '터틀' 역.
영화는 전체적으로, 모순적이고 복잡한 현실속에 갖혀버린 인간 군상을 표현한듯 하다.
P.S.
참고로, 미래의 컴퓨터를 묘사한 각종 장비들이 굉장히 재밌다.
1985년이면, 아직 컴퓨터가 일반화 되지 않은 시점이어서 그런지, 컴퓨터를 묘사한 장면이 현대와는 많이 틀리다.
역시, 영국 영화.
영국 영화의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자기가 쓰러뜨린 괴수의 얼굴이 자기 자신인 점은 스타워즈를 패러디 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전체적으로 좀 몽환적이고 답답한 느낌이 들어서, 시원시원한 영화를 원하는 사람은 지루할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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