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라걸스.
실화라고 하는데..
그다지 땡기지 않았던 이유는,
요즘 이런 류(히딩크 같은 지도자가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류)의 영화가 제법 많았고, 이야기는 뻔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아도, 맨날 똑같으면 지루하지 않겠는가?
이 영화 역시 그 틀을 벗어나지는 않고 있다.
유명한 댄서였던 선생님이, 그곳에서 쫒겨나고, 마침 광산이 폐광위기에 처하자, 광산 마을을 살리기 위해 '하와이식 휴양지' 로 바꾸려는 계획이 세워지고, 광부의 가족들을 위한 자구책으로써 그들을 그 휴양지에 취직시키고자 하는 계획의 일부로, 하와이안 댄서를 모집하여 그 선생님에게 배우게 한다.
보수적인 일본 광부가족들은, 하와이안 댄싱을 하기 위해 다소 노출이 심한 의상을 기피한다.
(현대에는 일본이 성에 굉장히 개방적이고 여기고 있지만, 일본도 나름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기도 하니까)
그러나, 광부의 삶에 질려버린 사나에(토쿠나가 에리)와 친구 키미코(아오이 유우)는 자신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댄서가 되고 싶어한다.
춤을 배운다고 하자, 그녀들의 부모들은 반대한다.
하지만, 꿈을 위해, 시대에 뒤떨어진 광부의 삶을 극복해 보려는 그녀들의 의지는 꺽이지 않았으니,
광산에서 일하던 광부들이 하나둘씩 정리해고를 당하자, 기울어진 가세를 일으키기 위해 여자들이 하나둘씩 댄스를 배우기 위해 온다.
엉덩이를 요염하게 흔들어대고, 다소 노출이 있는(지금에사 보면 노출도 아니지만) 의상을 입어야 하기에, 그녀들 스스로도 부끄럽고, 사람들의 생각도 음란하기만 한데, 사채업자들의 협박과 쫒겨났다는 좌절감에 포기상태에 있던 마도카 선생님(마츠유키 야스코)이 변화하기 시작하고, 댄스를 배우는 그녀들이 자신감을 갖기 시작하자, 하와이언 댄스 공연은 점차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마지막 하와이언 댄스팀의 공연을 보여주는데, 이들의 춤사위가 보통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하와이 댄스를 TV로나마 잠깐씩 보아오던 나에게는 정렬적인 그 춤사위가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오는데,
대체로, 느릿느릿한 댄스만 봤던 내게, 정렬적인 댄스 테마는 환상 그자체이기도 하다.
영화속 사람들이 그녀들의 정렬적 댄스가 끝난후 환호를 보냈듯이, 나또한 마음속으로 환호를 보내고 있다.
위 장면은, 의미심장한 씬으로.
딸이 하와이 댄스를 배우는것을 적극 말렸던 어머니가, 딸의 친구가 보내온 소포를 전달하기 위해 댄스장으로 가출해버린 딸을 만나러 온 장면이다.
솔로 댄스를 연습중이던 키미코는 엄마가 온것을 보게 되지만, 마치 보란듯이(자신이 얼마나 춤을 사랑하고, 꿈을 향해 열심인지, 자신의 춤 실력이 얼마나 훌륭한지 인정받고 싶어하듯) 열심히 춤을 춘다.
엄마는 별말 없이 퇴장하지만, 이후, 엄마의 마음은 180도 바뀌게 된다.
지독하게 보수적인 광부들의 생각을 고수해온 마을 부녀회장인 엄마는, 이후 마을을 위해서는 그녀들이 춤을 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하와이언 센터의 야자수 나무를 지크는 것이 중용하다고 마을사람들에게 강변한다.
덕분에, 하와이언 센터는 무사히 오픈하고, 결국 광산은 폐광되었지만, 소수의 인원이나마 하와이언 센터가 그들의 생존을 지켜주었으리라.
이 영화를 보노라면, 오늘날, 강원도 정선의 광산 마을이 떠오른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지 않았는가.
석탄 연료의 사용 급감으로 광산들이 폐광하고, 광부들로 이루어졌던 정선의 광산마을은 생존에 타격을 입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카지노를 건립하고, 폐광된 마을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물론, 애초의도처럼 광산 사람들이 많이 고용되진 않고, 외부 사람들로 채워졌으며, 카지노로 벌어들인 수익이 정선에 얼마나 기여를 하고 있는지는 미지수이지만, 없어질 위기에 놓였던 마을은 기사회생 했고, 최근들어 카지노 외의 관광 도시로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보며, 이 영화와 참 닮았단느 생각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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