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백만이 본 심형래 감독의 영화 '디 워'와 미국판 살인의 추억이라 불리는 거부할 수 없는
제이크 질렌할의 '조디악'을 두고 영화관 티켓박스 앞에서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디 워 를 포기하고 조디악을 보기로 했다
사실 난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기전엔 반드시 보고 싶은 영화를 정해가서 영화를 보는 편이다.
하지만 이번엔 좀 달랐다. 그래서 난 이 영화가 이렇게 긴 영화인줄은 몰랐다. (156분)
영화는 초반부 중반부 후반부로 나눌수가 있겠다.
조디악이라고 지칭하는 연쇄살인범이 암호를 보내고 그 암호를 풀려는 자들과 그를 잡으려는
신문사와 경찰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지는 초반부.
시간이 지나면서 조디악은 잡힐듯 잡히지 않고 스스로가 조디악이라 지칭하는 미국 전역의 수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살인사건도 더이상 일어나지 않는 중반부.
신문사의 삽화가 였던 주인공이 본격적으로 조디악이 누구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오랜 세월동안
조디악을 쫓는 후반부.
간단히 말하자면 영화 초반부와 후반부는 스릴있고 매우 재밌다. 정말 조디악이 누군지,
그는 도대체 어떤사람이며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보는 나도 영화가 끝나는 그 순간까지도 너무너무
궁금했다.
초반부에 어둠속에 가려진 조디악이 남녀를 총으로 쏴서 살해하는 장면이나 호숫가에서 다정하게
휴식을 즐기고있는 남녀를 칼로 찔러 죽이는 장면은 정말 생생하고 무섭기도 하면서 흥미있다.
조디악이 처음 편지와 암호를 보내고, 그걸 가지고 회의하는 신문사의 모습은 나도 그곳에서
회의를 하고있는 사람중 한명이라고 생각할 만큼 사실적이고 생생하게 다가오면서 점점더 흥미있게
사건을 끌고 나간다.
하지만 영화가 중반부에 들어오면서 조디악은 살인을 저지르겠다는 편지를 보내면서도 더이상
살인은 일어나지 않고, 어느순간 더이상 조디악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살인도 중단된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경찰들과 이 영화의 주인공은 조디악을 쫓는다. 사실 이 부분은 영화에서 조금 아쉽다.
더이상 살인장면이 나오지 않더라도, 실감나는 회의 장면이 나오지 않더라도 이렇게 심심하게
영화를 풀어갈 수가.. 중반부에 갑자기 영화가 따분해지고 지루해 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어느새 영화는 후반부로 접어들게 되고 조디악을 잡기위해 온갖방법을 동원했었던 경찰
들도 조디악이 잡힐듯 잡히지 않고 증거도 없으니 그를 잡는것을 포기한다.
이제 주인공이 나와 본격적으로 조디악을 혼자힘으로 쫓게 된다.
중반부에 지루함은 사라지고 또다시 조디악이 누군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주인공을 따라 우리도
하나씩 다시 증거들을 짜맞춰 보게 되고 긴장감이 영화 전체에 퍼진다. 하지만 결국 조디악은
살인의 추억이 그러했듯 범인을 잡지 못한다.
영화 맨 마지막 장면에서 영화 맨처음에 조디악에게 총을 맞은 남자가 경찰과 마주한다.
총을맞을때 청년이였던 그남자는 주름지고 힘없는 중년이 되어있다. 경찰은 여러사람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중에 조디악을 찾으라고 한다. 이 남자는 그당시 유력한 조디악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있던 남자를 지목한다. 1-10점중 몇점까지 이 남자라고 확신 할 수 있냐는 경찰의 질문에
남자는 대답한다.
최소 8점 이상이요. 이 남자가 확실합니다.
이 마지막 장면은 아주 인상적이다. 살인의 추억에서 오랜시간이 지난후에 송강호가 맨 처음
살인이 일어난 곳에 들렀을때 그곳을 지나가던 여자아이가 했었던 말이 긴 여운을 남기는 것 처럼..
이 영화는 조디악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아니다.
조디악을 잡기위해 자신의 일생을 바친 한 남자의 이야기다.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자막을 보면
정말 힘이 쭉빠진다.
영화의 진짜 결말을 알고싶다면 가볍게 한번 보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그나저나 진짜 조디악은 어디서 뭘하고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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