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담>은 너무 아름다워서 범접할 수 없는, 너무 환상적이어서 악몽 같은 순간을 곳곳에 펼쳐 놓는다. 영혼 결혼식을 상징하는 ‘정남’의 환상 씬은 ‘벚꽃, 수련, 낙엽, 설산’으로 형상화된 4계절을 첨단 기자재까지 동원, 공포 영화에선 보기 힘든 비주얼과 스케일로 보여준다. 또한 한 소녀의 슬픈 악몽을 대변하는 설원 장면에선 대형 블루 스크린과 특수 제작한 3미터 높이의 초대형 거울을 공수하기도 했다. 선혈이 난무하는 볼거리가 아닌 ‘두려움’이 심장을 옥죄어 오는 상황이 연출되는 찰나, 영화적 상상력이 극대화 된 판타지가 펼쳐지면서 두려움과 경이로움이라는 극한 감정의 대비가 더욱 선명해진다. 영화 <기담>은 ‘아름다움과 섬뜩함’, ‘환상과 공포’를 넘나들며 관객들의 가슴을 뒤흔들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