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형제의 <기담>은 1942년 경성의 안생병원이라는 곳에서 일어난 세 가지 사건들을 세 의사들의 관점에서 보여줍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아름다운 여자 고등학생의 시체에 매료된 의대생의 이야기이고, 두 번째 이야기는 교통사고에서 살아남은 뒤로 죽은 사람들의 귀신을 보는 소녀의 이야기이고, 마지막 이야기는 아내에게 그림자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한 의사와 그 주변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 이야기죠. 독립된 이야기들이지만 같은 공간에서 비슷한 시간대에 일어나는 일들이라 이들은 모두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고, 그 중 하나는 병원건물이 철거되는 1979년을 시대배경으로 잡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서 맺어지지요.
장르물로 보았을 때, 이들은 그렇게까지 독창적이지 않고 내용도 가벼운 편입니다. 딱 인터넷 괴담 정도의 수준을 기대하시면 되겠습니다. 1부는 정말 그런 괴담식 이야기에요. 3부의 경우는 인터넷 괴담보다 <장화, 홍련> 류 충무로 호러 영화 클리셰를 총집합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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