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기담~ 기담
kjhgun 2007-08-14 오후 10:31:21 789   [5]
정가형제의 <기담>은 1942년 경성의 안생병원이라는 곳에서 일어난 세 가지 사건들을 세 의사들의 관점에서 보여줍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아름다운 여자 고등학생의 시체에 매료된 의대생의 이야기이고, 두 번째 이야기는 교통사고에서 살아남은 뒤로 죽은 사람들의 귀신을 보는 소녀의 이야기이고, 마지막 이야기는 아내에게 그림자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한 의사와 그 주변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 이야기죠. 독립된 이야기들이지만 같은 공간에서 비슷한 시간대에 일어나는 일들이라 이들은 모두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고, 그 중 하나는 병원건물이 철거되는 1979년을 시대배경으로 잡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서 맺어지지요.

장르물로 보았을 때, 이들은 그렇게까지 독창적이지 않고 내용도 가벼운 편입니다. 딱 인터넷 괴담 정도의 수준을 기대하시면 되겠습니다. 1부는 정말 그런 괴담식 이야기에요. 3부의 경우는 인터넷 괴담보다 <장화, 홍련> 류 충무로 호러 영화 클리셰를 총집합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무섭냐고요? 음, 이렇게 말하면 어떨까요? 온 가족이 다 볼 수 있는 호러영화입니다. 심각한 신체 손상 장면은 거의 없습니다. 깜짝 쇼도 별로 없고요. 정가 형제는 그렇게까지 호러 장르에 목을 멜 생각이 없습니다. 무서울 필요가 없으면 그냥 안 무섭게 가죠. 무서운 장면이 나와도 그 설정에서 일어날 법한 강도로만 그리고요. 사실 그렇게 독창적인 호러 장면도 없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들은 장르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것보다는 이 재료들을 이용해 보다 폭이 넓은 초현실주의 드라마를 만들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1부에서 정말로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건 반전으로 끝나는 짤막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 이야기에 말려든 주인공의 악몽을 얼마나 그럴싸한 초현실적인 이미지로 꾸며낼 것인가입니다. 사실 2부도 마찬가지고요. 3부에서는 내용이 조금 더 강세지만 그래도 다 뻔한 이야기라 역시 살인사건 이야기 자체보다는 그림자 없는 유령의 비주얼 쪽에 더 시선이 갑니다.

드라마의 힘은 비주얼보다 약합니다. 호러를 빙자한 슬픈 멜로드라마가 목표라고 해도 여전히 각본은 중요하죠. 하지만 이들은 모두 어디선가 들어봤을 법한 뻔한 이야기들의 가벼운 변주잖아요. 드라마의 힘이 살 만큼 충분한 재료가 주어지지 않는 겁니다.

1942년이라는 시대배경이 이 이야기들에 특별한 힘을 실어주는 것도 아닙니다. 마지막 그림자 이야기를 제외한 나머지 에피소드들은 꼭 당시를 배경으로 할 필요도 없죠. 그리고 이 영화의 원래 각본은 40년대부터 70년대 말까지를 커버하고 있었답니다. 각색과정 중 그게 모두 40년대로 옮겨간 거죠. 핑계야 많겠지만 전 그냥 이 사람들이 일본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그랬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의 일본색은 웬만한 일본영화들보다 더 강하거든요. 그 때문에 오히려 덜 일본영화처럼 보이겠지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와 배우들은 모두 방어 운전을 하고 있습니다. 다들 충분히 낼 수 있을 법한 속도를 내지 않고 평소보다 한 10퍼센트 정도 느리고 신중하게 움직이지요. 그 때문에 영화는 아주 안전하게 만들어졌고 결과물도 보기 좋은 편입니다. 하지만 생기는 떨어지죠. '웰메이드'를 계산하지 않고 전속력으로 달리는 배우는 단 한 명, 두 번째 에피소드의 주인공 고주연뿐입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사람도 고주연이고요. (07/07/25)

기타등등

음악은 문제가 좀 많았습니다. 따로따로 떼어놓고 보면 별 문제가 없죠. 하지만 영화 안에서 들어보면 지나치게 직설적이고 순진무구하며 결정적으로 지나치게 많습니다. <싸이코>나 <장화, 홍련>의 흉내는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고요


(총 0명 참여)
1


기담(2007)
제작사 : 영화사 도로시 / 배급사 : (주)영화사 오원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56757 [기담] 아름다움을 담은 특별한 공포 ksj1010 07.08.14 784 6
56756 [기담] 소재의 다양성 재미와 무서움 himne 07.08.14 912 4
56754 [기담] 올해 최고의 공포 영화 yuukl 07.08.14 905 6
56753 [기담] 기담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않은군요! kxx0213 07.08.14 809 2
56752 [기담] 올 여름 최고의 공포!!!! deerju 07.08.14 858 4
56751 [기담] 공포의 색다른 느낌... apple9977 07.08.14 743 7
56750 [기담] 너무나 섬뜩한 영화네요 mt1004 07.08.14 862 7
56749 [기담] 기담 최고 예요~! kjhgun 07.08.14 968 5
현재 [기담] 기담~ kjhgun 07.08.14 789 5
56747 [기담] 공포란... sb79angel 07.08.14 803 4
56744 [기담] 무섭습니다. 무서워요 ^^ hypnos011 07.08.14 802 3
56743 [기담] 과연 그곳에선 무슨일이 벌여지는 것일까??? suntiger81 07.08.14 667 3
56742 [기담] 명품 공포영화 기담! wuzuinn 07.08.14 1129 3
56741 [기담] 시대적 공포^^ doqldu 07.08.14 737 3
56739 [기담] 아름다운 공포의 여운이 남는~ atoll5039 07.08.14 675 2
56738 [기담] 아름다운 공포의 여운이 남는~ atoll5039 07.08.14 549 1
56737 [기담] 무서운영화 기담 thirdeye73 07.08.14 857 2
56734 [기담] 증폭시키는 공포의 감정^^ dhkdwkek 07.08.14 604 3
56733 [기담] 제각각의 외로움에 대한 보고.. "기담" thsdudfhr 07.08.14 772 2
56730 [기담] 화장실 혼자 가지마라..~ adari507 07.08.14 668 3
56725 [기담] 기담 아쉬움 표현 juwal 07.08.14 799 3
56719 [기담] 공포와 사랑이 공존하는 영화~ moon991119 07.08.14 656 3
56718 [기담] 특별한것을 담고 있는 신선한 영화,<기담> haguis 07.08.14 676 2
56716 [기담] 아내가.. hvnvit 07.08.14 618 4
56715 [기담] 우리 안에 있는 무서운 진실이 벗겨질 때 duck7639 07.08.14 615 2
56712 [기담] 기대되는 영화 positivelyy 07.08.14 736 3
56710 [기담] 공포스럽지만... zzangkey7 07.08.14 674 1
56709 [기담] 기담..오랜만에 제대로된 공포영화 나온것 같네요^^ (1) tjsl93 07.08.14 813 2
56706 [기담] 여운이 남는, 공포속의 아름다운 영화 moon0518 07.08.14 864 5
56702 [기담] 기담 리뷰 (1) lovemuz 07.08.14 846 3
56699 [기담] 새로운 유형의 한국 공포 영화 asbird 07.08.14 711 2
56697 [기담] 기담을 보고.. lovess011 07.08.14 803 3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