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스포츠 경기를 하거나 일본정부에서 심심할때마다 퍼붇는 조롱섞인 단어가 내뱉어지면 우리나라 일간지는 신이난 놀이기구를 타는 사람처럼 연일 커다랗게 지면을 장식했고, 분노에 찬 국민들은 하나가 되어 일본정부를 조각조각 씹어먹고 시원하게 소화시키기에 바빴다..
"2009 로스트 메모리즈"는 "만약"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그 단어에 수많은 추측을 담아 상상력을 펼쳐내 만들어진 영화다..
안중근의사가 의거에 실패하여 일본의 강력한 힘에 무릎끊고 주권을 상실한채 나라를 잃어버린 대한민국.. 그러나 어느새 시간은 지난친 망각을 부여하고 편안함에 기댄채 시간에 충실해진 "조센징"은 예전에 선조가 가졌던 조국에 대한 그리움을 싸그리 잊어버린채 그런 기대에 차 총을 휘둘르는 그들을 도리어 비난하는 세대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2009년 어느날 그런 그들에게 이상한 테러가 감행된다...
감독의 메세지는 확실한다.. 그가 말하고 싶은 것은 어느새 일본뿐만 아니라 타국의 경제대국에 의해 도배가 되어버린 우리나라.. 선조의 문화유산은 먼지쌓인 박물관에 처박혀지고 알록달록한 외래어로 장식된 간판과 출저를 알 수없는 수많은 물품에 의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장식된 한국인들에게 과연 "주권"은 존재하며 "세계화"라는 말로 희석되어버린 독특한 한국인의 정서는 아직까지 그들의 마음속에 남아있을까라는 의문들...
영화의 처음은 관객을 흠뻑 빨아들일 매력으로 충만하다.. 컴퓨터 그래픽과 세트로 장식된 화려한 무대는 자본의 매력을 실감하게 하고 애국적인 대사와 빗발처럼 쏟아지는 수많은 총알들사이에 뛰어다니는 배우들의 현란한 액션은 허리우드 못지 않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영화의 매력은 혼란속을 질주한다. 액션인지 감상적인 애국드라마인지 분간할 수 없는 시나리오, 언뜻 어디선가 본듯한 내용과 멋있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선정한 것이 분명한 어긋난 액션신들, 도대체 저 인물이 사람인지 신인지 아리송한 배우들의 불분명한 개성, 관객의 조롱을 얻어도 어쩔수없는 정도로 심하게 도약된 내용들, 끝인가 싶으면 다시 이어지는 지루한 결말...
더욱이 장동건의 연기는 그 어떤 영화보다 찬란했지만, 사건이 중심이 되어 인물을 조화롭게 연결시켜야할 영화의 맥락은 도리어 장동건 위주의 인물드라마로 전락함으로써 시종내내 관객의 엉덩이를 들썩 거리게 했다..
물론 그렇다고 영화가 허접했거나 배우들의 연기가 삼류였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작녀부터 엄청난 소문속에 휩싸여 있던 영화라 관객의 기대는 그만큼 실망감속에 허우적 거리지 않을까 걱정될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