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9년 '안중근' 의사 '이토 히로부미' 피격 실패 1919년 3. 1 연대 모임 원천 봉쇄 1945년 세계 2차 대전 미. 일 연합군 승전 1988년 도쿄 올림픽 이후 아시아권 두번째 개최 2002년 아시아권 최초 월드컵 일본 개최 ... .. . 이것이 현실이었다면, 이것이 역사였다면...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 자신도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을까 장담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다행이다. 미리 말하자면, 이 사실은 어디까지나 영화를 위한 픽션이었으니까.. 그렇지만 너무나도 사실처럼 느껴지는 오프닝에서 숨 죽일 수 밖에 없었던 필자 자신은 엔딩 자막을 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다. 조국이라 부를 수 있는 곳이 있어서.. 내가 태어난 곳, 내가 살아갈 곳이 있어서..
영화 <2009 로스트 메모리즈>는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만약 (IF)라는 가상 세계를 창조하였다. 그 속에서 우리나라는 이미 나라를 잃어 버린 지 한 세기가 흘러가고 있었지만, 그 누구도 역사를 알려 하지 않고 있다. 마치 지금의 제일 동포 2세나 3세가 된 것처럼, 어느 정도 사회적 불평등을 감수하면서, 그리 큰 불편 없이 그 사회 속에 순응하며 살고 있을 뿐이다.
외부적으로 평화로움이 보이지만, 그 속에 숨기고 있는 엄청난 역사의 진실을 되돌리려는 한 집단이 있다. '후레이센진'.. 그들은 엄청난 테러를 일으키는 문제 집단에 속해 있지만, 왠지 모르게 이상한 면을 가지고 있다. 실제, 테러를 가한다면 민간인의 희생은 불가피한 결과 이겠으나, 그들은 절대 민간인 희생을 무기로 삼지 않는다. 그저 '이노우에'라는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는 재단의 소유인 역사적 유물만을 목적으로 한다.
어렸을 적, 경찰이었던 아버지의 불미스런 죽음으로 힘든 유년기를 거친 조선계 일본인 JBI 소속 특수요원 '사카모토 (장동건 분)'는 그 과거를 잊기라도 하려는 듯, 직업에 충실하며.. 살아가고, 그의 경찰 대학 동기이자 막역한 친구 '사이고 (나카무라 토우루 분)'는 일본인이지만, '사카모토'를 친형제 이상으로 존중해 준다. 그들은 '후레이센진'과 관련된 테러가 너무나도 이상한 부분이 너무 많아서, 수사를 하기에 이르고.. 그 베일 속에 숨겨진 엄청난 진실을 알면서, 그들의 우정도 산산이 부서진다. 막을 수만 있다면, 막고 싶은 역사적 진실.. 너무나도 가혹한 그 역사적 진실 속에 '사카모토'는 고뇌하기에 이르고, 아버지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지금 내 조국이 처한 거짓된 현실을 바로잡기 위하여 시공을 넘는다.
1900년대 초반부터 40년대 까지, 딱히.. 조국이라 부를 수 있는 나라가 없던 시절이 우리에게 있었다. 이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필자 자신은 역사의 한 조각이었다고만 생각했다. 그리고, 역사책 한 페이지만 장식한 그저 상식으로 알고 있는 수준, 조금 더 안다면.. 대학 입시를 위한 암기 과목의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입시 지옥을 벗어난 지금은 아마, 그렇게 냉철하게, 심오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매년 3월 1일이나, 8월 15일이 되면.. 그저 맘 편히 쉬는 공휴일이라고만 느껴진 시간도 꽤 지난 거 같다. 굳이, 역사 의식이 결여되었다고 치부 시킬 수 만은 없다. 그 시대를 지나오셨던 연상배 분들에게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현실은 그렇게 각박하게 변한 것이다. 가끔, 저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이 망언을 한다거나, 역사를 왜곡하면.. 약간(?)의 일치 단결을 보일 뿐이지만, 몇 일 지나면, 뇌리속에서 너무 쉽게 잊혀진다.
필자 자신도 그러함을 부인하지는 않겠다. 오히려, 때로는 우리 나라가 너무하다라고 느껴질 때도 있었다.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에 있어, 역사를 너무 쉽게 잊었다고 한소리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만큼 감정의 앙금을 가라 앉히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국수주의적 문화 배척은 그 옛날, 조선시대 사대주의와 다를 바가 없음을 일깨워 주고 싶기도 하다.
민족주의자가 아니라고 불려도 할 말 없다. 그러나 역사만을 바라보며, 현실을 살 순 없다고 본다. 문명이 너무나도 발전하여, 시공을 초월하고, 차원을 초월하는 그러한 기계가 발명되어 역사를 뒤바꿔 놓는다고 하면, 지금 현재가 과연 행복할까.. 이러한 상상을 영화로 옮긴 것이 몇 개 있었다. 80년대 후반 <빽 투더 퓨처> 시리즈 같은 경우는 주인공이 여행하는 시간 속에 과거를 고치면서, 오히려 뒤죽박죽된 미래를 경험하게 된다.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미래를 위하여 현재의 만족을 위하여 과거를 고칠 수는 없다. 과거의 조각들이 모여 현재를 이루고, 현재를 살아가면서 미래를 만나게 된다는 말은 빈말이 아닌 듯 싶다.
그냥.. '지금이어서 다행이다.' 라고 느끼고 싶다. 더도 말고, 덜도 아닌 지금 현재라서.. 필자 자신도 욕심 같아서는 역사를 바꾸고 싶지만, 지금 살고 있는 내 미래가 어떤 방향으로 바뀔 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함부로 나설 수는 없다. 다만, 과거와 같은 일이 또 다시 벌어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한 일이 다시 재생되지 않도록 우리 자신이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하겠다. 과거를 바꾸려 타임 머신을 만드는 것 보다는 미래를 바꾸려 지금 자신의 모습을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오히려 더 쉽지 않을 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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