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가 무려 80억짜리 영화가 곧 개봉을 앞두고 있다. 바로 <2009 로스트 메모리즈>가 그 영화다. 한,일간의 역사를 서로 뒤집는 다는 제3의 가상도시에서 펼쳐지는 역사 비틀기라고나 할까. 한국과 일본배우들,그리고 한,중,일의 스텝들이 뭉쳐 제작된 영화인데 폭파씬이나 총씬은 그래도 지금까지 제작된 한국 영화들 중에 베스트 5에 뽑힐만 한 수준이다. 하지만 영화의 소재에 비해 시나리오의 각색이 따라오지 못한 듯 보인다. 앞으로 100억대의 영화가 제작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이 영화를 보고 온 후 이제 우리 영화의 제작 현실도 헐리우드의 오락성 블록버스터의 전철을 밟는 것 같아 영화를 좋아하고 한국 영화의 발전을 염원하는 나로써는 마음이 씁쓸하다. 상술만이 살길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제작사의 입장도 오죽하면 그랬을까 하는 안타까움도 한편으로는 생각된다. 하지만 한국 영화의 발전과 한국 관객의 수준을 고려 한다면 이제는 작품성이 동반되는 영화를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다고 본다. 그리고 12세관람가라는 등급이 어떻게 가능했는지도 의문으로 남는다. 최근 심의등급이 헌법재판소를 통해 타격을 받는 것을 빌미를 삼아 피튀기는 씬이 나오는 영화를 부모와 아이가 같이 볼수 있는 등급을 결정했다는 것은 관객을 무시한 처사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제작비를 뽑으려는 제작사의 무 책임한 상술이라고 할수 밖에 없을 것이며 물량 공세만 하면 관객이 들어 올 것이라는 제작사의 형편 없는 생각도 이제는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 지금은 21세기다. 영화를 보는 관객의 수준이 20세기와는 판이하게 다르며 준평론가의 수준까지 이르렀다는 것을 인식해 주었으면 좋겠다. 시대착오적인 판단은 금물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