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메트릭스" 라는 광고문구만으로 눈길이 가는 <더 원>은 황비홍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홍콩배우 이연걸이 주연을 맡은 헐리우드 영화이다. 성룡, 주윤발을 비롯하여 여러명의 홍콩배우가 헐리우드로 진출하였고 우리나라의 박중훈도 그 대세에 합류하기도 했다. 미국을 아무리 "인종의 도가니"라고 표현하여도 허리우드 영화속에서의 인종은 흰 쌀밥 위의 강낭콩 몇 개정도로나 비유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White는 Black이나 Yellow에 비해 항상 우위에 있으며 주목받지 못하는 비주류 역할은 유색인종의 몫으로 남겨진다. 아직 그 곳엔 유색인종이 비집고 들어갈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그러나 <더 원>에서 이연걸은 당당히 주연이다. 그것도 하나가 아닌 여러명의 이연걸이 되어서 말이다. 멀티 우주시대 ...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는 하나가 아닌 여러 개가 존재한다. 각 우주의 "나"를 죽일수록 "나"는 강력한 힘을 갖게 된다. 각기 다른 삶을 영위하지만 그들은 같은 생명선상에 놓인다. 율라우(이연걸)는 멀티 우주를 누비며 또 다른 나를 죽임으로써 절대강자의 자리에 오르려한다. 그리고 그를 저지하려는 우주 연합 수사대원들과의 갈등과 마지막 남은 자신인 게이브(이연걸)와의 숙명적 대결을 남겨두게 되는데.....
<메트릭스>가 그랬던 것처럼 현란한 와이어 액션과 슬로우 모션으로 날아드는 총알을 가볍게 피하는 주인공과 알 수 없는 세계로의 순간 이동 등...지극히 미래지향적인 SF공상 액션영화 <더 원>은 이연걸이 주연인 만큼 그의 무술에 큰 비중을 둔다.
동양 무술 특유의 여백의 미를 강조한 듯 하지만 미국 땅을 밟고 연기한 만큼 미국의 색채를 지울 순 없다. 같은 인종 사이에서 어우러져 자연스레 그의 무술을 보여주었던 다수의 영화와는 달리 <더 원>에서의 이연걸은 물과는 잘 섞이지 않는 기름 같은 존재로 느껴진다. 그것이 단지 그의 피부색과 서양인과는 대조적인 동양인 특유의 작은 몸집 탓인지...아니면 1인 다수역에서 오는 혼란 때문인지 정확한 이유를 가늠할 순 없지만 그의 첫 SF액션은 여러면에서 부족함을 느낄 수 있다.
만약 이연걸이 주연을 맡지 않았다면?~~~ 팔다리가 긴 서양배우가 율라우와 게이브가 되었다면 어땠을까? 난 이미 헐리우드의 잘 생기고 멋진 배우에게 길들여진 듯하다. 긴 팔다리로 허공을 가르며 노란머리를 흩날리는 파란 눈을 가진 서양배우가 비춰진 화면을 은근히 바라고 있다.
이 한편의 영화로 이연걸의 SF액션에의 도전에 대해 단정적인 결론을 내릴 순 없지만.. 그는 이미 그보다 일찍 헐리우드에 입성한 성룡의 전철을 밟고 있다. 코믹성을 강요받는 동양인 주연의 허리우드 영화. 어찌되었던 외모에서 흐르는 멋진 화면연출이 힘들 것을 감안 코믹성을 가미한 과장적인 특유의 색을 가진 영화가 만들어진 것이다.
중국 전통 의상을 입고 그가 태어난 고국땅에서 조상이 대물림한 무술을 갈고 닦는 그의 모습이 담긴 필름이 낯선 이국땅에서 만화적 캐릭터로 정체불명의 총을 난사하는 필름보다 훨씬더 아름다워 보이는 이유는 나만의 생각일까?
물론 우물안 개구리로 남기보단 넓은 세상에서 모국의 문화를 전파하고픈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아직 그에겐 준비가 덜 된 듯하다. 그에겐 아직 시행착오가 더 필요하다. 그리고 그도 이미 그것을 알고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머지않아 헐리우드 내에 몰아칠 황색돌풍을 조용히 준비하고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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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ee65
코믹성을 가미한 과장적인 특유의 색을 가진 영화가 만들어진 것이다.
2010-08-29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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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원(2001, The One)
제작사 : Revolution Studios, Hard Eight Pictures / 배급사 : 콜럼비아 트라이스타
수입사 : 콜럼비아 트라이스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