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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이런 비유까지하면 오바이겠지만, 정말 저에게 만큼은 기적과도 같은 영화였습니다.
슬픈 장면을 보여주는 장치에는 두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보통 영화가 사용하는 평범한 방법인 바로 비가 내리는 장면.
그리고, 평범하지 않는 영화가 사용하는 너무나도 맑은 햇살이 비추는 장면.
밀양은 바로 후자입니다.(아무도 모른다에서도 막내를 공항에 묻고 오는 장면이후에 도쿄에 여명이 밝아오죠... 너무나도 잔인한 장면.)
너무나도. 너무나도 처절하고 슬프고 가슴아픈 이 영화를 통틀어서 단 한번도 비가 내리지 않습니다. 햇빛만 쨍쨍합니다. 바로, 신애가 알게모르게 비추는. "비밀스러운 햇볓"이죠.
전도연씨의 연기는 .......... 아 완전 이건 뭐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못받으면 정말 화냈을겁니다. 아 온몸에 전율을 느끼게하는 연기력......
송강호씨의 캐릭터는 영화의 호흡을 조절하면서, 영화에 완전 흡수되었더라구요.
그리고 동시녹음을 많이 사용한 것 같았습니다. 솔직히, 송강호씨의 그 사투리연기(송강호씨는 김해출신이죠.)와 전도연씨의 그 억양이나 중얼거림, 그리고 목소리 톤을 후시녹음 한다는 건 만행일지도 모르겠네요.
카메라는 두 주인공을 조용히 따라만가고있고, 정적이면서도 헨드헬드 촬영으로 사실감을 돋보이게 표현한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줌 아웃과 클로즈업은 극히 느리면서 관객을 서서히 조여가는 느낌을 주었구요 ...
정말 여러모로 살인의 추억 이후로 최고의 완성도를 지닌 한국영화라고 생각됩니다.
한마디로 정의해보면
이창동보다 지독한 영화. 영화보다 지독한 전도연. 전도연보다 지독한 현실
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아 제가 본 한국영화 중에 다섯 손가락안에 꼽고 싶은 작품입니다.
덧붙여서,(스포있습니다.)
신애라는 캐릭터는 너무나도 이기적인 캐릭터입니다.
특히, 그 유치원원장의 딸이 자신의 학원에서 어슬렁거리는 장면이 있은 지 한참 후에, 그 원장의 딸이 남학생들에게 구타를 당하고 있는 장면을 고민을 하다가 그대로 지나쳐버리죠. 제 생각으로는 이때 신애의 마음속엔 두가지 생각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자기 아들을 죽인 원장의 자식이다. 원장이 지은 죄를 그 딸도 받아야한다." "쟤도 구원을 받을 수 있다. 구지, 지금 내가 나서지 않아도 언젠가 구원을 받는다"
이 장면이후에, 신애는 그 유치원원장을 용서하겠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1번 해석은 신애의 이기적인 면을 너무나도 잘 보여주는 해석이 되죠.
그리고, 영화의 후반부 미용실 장면에서, 그 딸은 미용실에 취직합니다. 2번째 해석처럼 일종의 구원을 받은 것이지요. 그러나, 이기적인 신애는 그걸 용서하지 못합니다. 유치원원장을 용서하지 못한 것처럼 말이죠. 즉, 어느쪽으로 해석하든지 간에 그 구타장면은 신애의 이기적인 면을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영화의 마지막. 신애는 자기의 머리카락을 자릅니다. 자기의 삶을 꿋꿋히 이어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죠. 그리고 바로 다음 장면. 카메라가 팬을 하면서, 비밀스러운 햇볓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이창동 감독의 코멘터리를 듣고싶습니다.
과연 이 비밀스러운 햇볓이 희망을 상징하는지.
아니면 더 역설적인 고통을 상징하는지......
어느쪽으로 해석하든지간에 이 영화는 걸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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