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김기덕 배우 장 첸 / 박지아 / 하정우 / 강인형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84 분 개봉 2007-04-26 국가 한국 20자평 평점 : 6.41/10 (참여 333명)
숨
김기덕 감독의 작품은, 만만치가 않은 작품에는 분명하다. 그렇다고 어렵게 느껴지진 않는것 같다. 오히려 장면 장면 마다 공이 깃든 느낌이어서, 이건 어떻게 찍은 걸까? 무슨 메시지를 남은걸까? 하면서 하나하나 살피게 된다.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생각할 시간이 따로 없기 때문에 버거울 수도 있지만(그렇다고 영화에 대사가 많다거나 씬이 가득 찬 것도 아니다.) 집에 돌아오면서, 혹은 자기전에 생각할 거리가 많아서 오히려 기분이 좋기도 하다.
영화가 담고 있는 것들..
이들이 거주하고 있는 공간만 살펴봐도 그렇다.
여 주인공 '연'과 남 주인공 '장진'이 거주하는 집의 형태는 어딘지 모르게 비슷하다. 네모 반듯한 건물에 작은 창. '연'의 베란다는 베란다라기 보다는 바람 쐴 정도? 창문도 크고 넓은게 아니라 가늘고 길다. 답답.
남 주인공 '장진'이 사는 곳이야 교도소니 말할 것도 없겠다. ^^;
영화의 인물들이 다니는 길도 그렇다. 주위 경치도 좋은 것 같은데 건널목 다리도 왠지 세상과 차단 시키는 듯이 다리를 동글게 감싸놨다.
색에 관해선.. 이 영화와 '흰색'이 무슨 연관이 있을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영화 제목이 제목인지라 찾아보기도 어렵다............................(연이 처음에 흰 셔츠를 떨어뜨렸을 때, 나중에 또 떨어뜨린 셔츠를 자동차가 밟고 지나갈 때.. 마지막 샷에서 내리는 흰 눈...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데 바탕이 흰색..; 아 또 뭔가 있었던 것 같은데 ^^;)
'연'은 교도소에서 자살을 시도하는 '장진'을 보며 연민을 느끼고 둘 다 삶에 '숨'이 깃들여지지 않고 '숨'만 쉬는 존재들이었는지라 얼씨구나 하고 눈이 맞아 버린다..(?) '연'은 사형수 장진에게 교도소에서 맛볼 수 없는 '사계절'을 선물 한다. 직접 면회소를 인테리어 하고, 분위기도 띄운다.
그렇게 면회소 안이 봄 지나 여름 지나 가을 지나 겨울이 되려 할 때, 연과 장진은 못 만날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 때 장진이 또 한번 자살을 시도 한다. 이 자살이 세번째 자살 시도 인데, 이 시도는 앞선 두번의 자살 시도와는 다른 의도가 아니였는가 싶다. 교도소 안에서 '연'에게 소식을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나 할까? '나 여깄어요. 죽을 것 같이 힘들어요.' 라는 메시지?!
어찌 되었든 '연'은 다시 '장진'을 만나게 되고 그에게 마지막으로 '죽음'을 선물해 준다. 만든이의 의도는 잘 모르겠지만, 내 생각으론 '연'의 입장에서는 아마 어차피 죽게 될 사람이라면 사랑하는 사람 손에 죽게 되는 것이 행복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만약 그대로 장진이 그렇게 죽어버렸다면, '연'도 따라서 목숨을 끊었을 것 같다. 어차피 둘 다 '숨'만 쉬는 '숨' 없는 삶, 언젠가 죽는다면 지금 죽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장진은 숨이 막혀오는 순간 있는 힘껏 연을 밀쳐 내었고, 연은 그러한 장진의 행동을 '삶에 대한 애착'이 있음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연 또한 일상생활로 돌아가 보는 사람 기가막히게 할 정도의(?) 활기찬 눈싸움(생활)을 시작하는 것 같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이해가 안되는 캐릭터는 연 부부의 딸이다. -_-; 엄마 아빠가 동시에 바람이 나고(남편한테 찾아오기 까지 한 여자..;), 엄마는 아빠 머리에 컵을 집어 던지는 둥.. 깨진 이마에서 흐르는 피 닦지도 않고 오밤중에 월광을 연주하는 남편.. 한겨울에 여름 옷 입고 나가는 엄마, 나갈 땐 못봤어도 들어 올 땐 봤을 텐데.... 4차원을 넘어선 정신세계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태연하게 티비 앞에서 디스코를 예쁘게도 춘다... 눈 싸움 할 때 눈도 잘 던지고...
혹시 이 아이는 반전인가?! .....는 아닌 것 같고.
박지아씨는 '해안선'에도 출연 하셨다는 데 실은 잘 생각이 안난다.('해안선'은 오로지 동건조각훃아....나 뿐만이 아닐 듯?!) 하정우씨는 '용서 받지 못한 자'에서 이미 좋은 연기를 보여주셨었고..(요즘 드라마 찍으시나..?;) 창챙? 찬챙? 씨는 얼굴이 몹시도 몹시도 '조재현'씨를 닮아 놀랐었다.. 특히 그 눈빛이... 김기덕 감독님이 선호하는 얼굴이 이런 스타일인가.. 딱 봐도 인생이 순탄치 않았겠구나~ 하는 스타일 말이다. 그런 스타일? 내 스타일이다..~! 멋져멋져.
김기덕 감독님 작품으로는 <나쁜남자> <해안선> <사마리아> <얼굴> <빈집> <숨> 등을 본 것 같은데, 아아아아아! 빨리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보고 싶다. 거기에도 박지아씨가 나온다 하니, 더더욱 기대해 볼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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