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 표현하기 힘든 영화.
요즘, 영국 영화가 유행인가...
이 영화 역시 영국 영화.
이 영화는, 그래도 '나쁜 녀석들' 과 더불어 어느정도 완성도가 인정될만한 영화이다.
헐리웃 영화와 영국 영화의 차이점은(개인적 소견), 헐리웃 영화의 경우, 유머러스 하면서 기승전결에 따라 통쾌한 결말을 유도하고 있지만, 영국 영화의 경우, 대부분 시원 스럽지 못하고 찜찜한 결말을 선호하는듯 하다.
친구들과 여행을 갔다가 갑작스런 사고로 남편과 아이를 잃은 여인 사라.
1년후, 다시 모인 친구들과 동굴탐험을 떠나는데,
독단적이고 제멋대로인 주노는 원래 계획에 없던 다른 동굴로 친구들을 데리고 간다.
역시나, 문제가 발생하고, 이상한 괴물과 맞닥뜨리면서 친구들이 하나둘씩 죽어나가는데, 그 와중에 사라는 주노가 자신의 남편과 부적잘한 관계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영화의 후반부까지 대체로 나약한 모습을 보이던 사라는, 주노와 죽은 남편의 관계를 알게 되면서 갑작스레 전사의 모습으로 돌변한다.
믿었던 것들에 대한 배신감이 그녀를 전사로 만든 것인가?
영화는 전체적으로 잘 만들어진 느낌을 주지만, 몇가지 아쉬운 점은,
괴물에 대한 설정과 사라, 주노의 관계이다.
괴물은, '인간' 이 동굴의 암흑속에서 진화한 모습이라 볼 수 있을것 같은데,
어둠속에 살다보니 시각은 퇴화하고 청각에 의존하여 살며, 날카로운 손톰과 이빨로 짐승을 사냥한다고 설정되어 있다.
하지만, 사라 혹은 주노와 결투를 벌이는 장면들, 그들의 옆을 아무것도 보지 못한체 스쳐 지나가는 장면들에서는, 설정의 빈약함을 보이고 있다.
사라와 친구가 숨죽이고 누워있는데 그 옆을 아무것도 모르고 지나가는 모습.
청각이 매우 발달되어 있다면, 그녀들의 바로 옆을 지나갈때, 그녀들의 숨소리를 느꼇을 것이다.
횃불을 들고 있는 사라의 옆을 지나칠때, 영화상에서도 횃불이 타오르는 '활활(?)' 거리는 소리는 그 괴물들이 평소 듣지 못했던 굉장히 큰 소리일테고, 그걸 모르고 옆을 지나친다는 것 또한 이해가 가지 않는다.
단지 재미를 위해 자신들의 설정또한 위배하는 누를 범하고 있지 않은가.
어두운곳에서 (박쥐처럼 초음파을 발사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청각만으로) 벽을 기어다니고 뛰어다니는 괴물들이 그런 소리를 놓칠리는 없기 때문이다.
동굴탐험에 대한 소재들이 몇번 있어 왔지만, 이 영화는 소재의 독틈함이 신선함을 주고 있으며, 나약하기만 했던 사라가 전사의 모습으로 재탄생하는 모습에서 나름대로의 희열을 느끼게 해준다.
피 웅덩이에서 천천히 고개를 드는 그녀의 모습은 프레데터에서의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의 모습을 연상시킨다랄까.
그런데, 결말은 역시, 칙칙하게.. 영국 영화 아니랄까봐.
탈출구를 찾아 뛰던 사라가 넘어지면서, 잠깐동안 밖으로 탈출하는 꿈을 꾸지만, 깨어나보니, 여전히 동굴속이라는 암울한 결말.
이것은, 헐리웃 공포시리즈 영화인 '나이트 메어' 에서, 죽인줄만 알았던 괴물이 영화 말미에 항상 되살아나던 그 악몽을 연상시킨다.
소재의 독특함과 의외성들, 괴물에게 쫒기는 긴장감이 흥미롭지만, 결말이 찜찜하여 카타르시스를 주지는 못하는 영화.
완성도는 4점정도(5점만점)에 그런 대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고, 얘들이 보기에는 다소 무서울수 있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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