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조금 황당무계 하다. 좋아하는 여학생이 봉쇄와 데모를 좋아한다는 말에 학교 전체를 봉쇄하고 데모의 현장으로 만들어서 무기정학을 당하기도 하고 페스티발을 열고자 하여 친구들을 자신의 계획에 끌어들이기도 한다.
허풍도 세고 지루한것은 눈꼽만큼도 싫어하는 학창시절, 에너지 넘치는 이 남학생은 내 고교 시절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나는 즐겁기 위해 일탈한번 해본 적 없는 소심한 고교생이였다.
아니 어쩌면 그런 일탈조차 귀찮게 느껴졌을 지도 모른다. 수업을 듣다 나른하면 교실 한 구석에서 조용히 자고 수업시간엔 교과서 말고 귀에 이어폰을 낀채 소설을 읽었다.
때론 친구들 사이의 중심에 서기도 했고, 때론 혼자 외톨이가 되기도 하는 그런 평범한 학생에 지나지 않았다. 누군가 내 손을 잡고 일탈해주길 원하면서도 정작 스스로가 그렇게 해야 한다고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학교라는 울타리가 갑갑하지만 안전하다고 그때도 알았다. 그래서 그 밖의 세상에는 관심갖으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가 후회가 된다. 조금더 일탈하고 조금더 애쓸걸. 조금더 관심갖고 조금더 망가졌어도 모든게 용서가 되던 그때가 지금은 많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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