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 펜이나 팀 로빈스의 연기는 물론 압권이었고, 영화가 보여 주는 복잡한 상황설정에 인상적인 결말이 있다. 특히 마지막 미스틱리버를 카메라로 잡으면서 여운을 강의 깊이만큼 증폭시킨 것 같다.
영화는 숨기고 또 숨긴다. 관객으로 하여금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게 한다. 납치된 데이브가 어떻게 되었는지 바로 보여주지 않고 “하지 마요” “봤어? 끔찍해” 같은 대사들로 상상력만 자극할 뿐이다. 마치 퍼즐의 한 조각씩을 빼 놓은듯 한 느낌. 이런 설정으로 관객들이 범인을 다른 사람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데이브를 범인으로 몰고 가는 영화는 마지막 결말 부분에서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인물들이 범인으로 밝혀졌을 때 절정에 달한다. 데이브의 얼굴이 떠오르게 된다.
이 영화가 말 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 내 생각에 영화는 어떠한 폭력 속에서 고통 받고 괴로워하며, 그 여파로 어느새 사회의 뒤편으로 물러서서 잊혀져가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 . 상처를 극복하려고 발버둥 치는 두 인간의 모습. 하지만 데이브와 지미는 모두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존재들 이었고, 그것을 극복하는 데 실패한 인물들이다. 아동성희롱을 당했던 데이브와 자신들도 데이브처럼 끌려 갈 수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지미. 영화의 끝에서 누구의 승리도 누구의 패배도 없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한마디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마지막 퍼레이드 씬에서 울고 있는 데이브의 아내와 시무룩한 데이브의 아들, 그리고 너무나 비교돼는 지미의 당당한 표정. 하지만 지미는 언젠가 또다시 그 야수적인 행동이 자신에게 총부리를 겨눌지 짐작하고 있다. 지미의 살인은 여러 사람에게 파멸만 안겨주었다. 영화는 이런 상처를 극복하는 한가지 방법을 숀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죄를 죄로써 덮지 않고, “미안해” 라고, 자신의 죄와 직접 부딪치는 태도야 말로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자세라고 말한다.
나는 이 영화가 헐리우드 액션영화인줄 알고 보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항상 제작비 몇 이천만불의 최고의 블록버스터가 온다! 또는 역사상 최고의 액션이 온다. 등등의 광고문구. 막상 극장에 들어가 보면 했던 얘기 또 하는 식이었다. 지금 솔직한 심정으로는 차라리 이 영화를 허접한 쓰레기 영화라고 부르는 게 속편하겠다. 씁쓸함이 있고, 고요한 미스틱강처럼 묻쳐진 비밀이 있고, 뭔가가 있다. 아니 어쩌면 없을 수도 있지만 지금 내 내공으로 완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영화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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