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로서 가장 최악의 상황이라는 설정을 만들기 위해서 작가는 그렇게 만들었으리라. 사랑하는 남편을 잃고 의지하는 아들마저 잃고 얼마 없는 돈이나마 빼앗기고.. 그녀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그런 어이없는 설정의 상황속에서 하나님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 분에게 의지하게 된다. "예전에는 몰랐어요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없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아니예요." 유괴범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싶다고 말하는 그녀, 원수를 사랑하라고 했잖아요 하고 말하는 그녀, 결국은 유괴범을 찾아간다. 유괴범은 하나님을 알게 됐다고 기도하고 용서 받았다고 평온한 미소를 짓는다. 신 앞의 인간이란 존재는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 한낱 벌레에 불과하다. 벗어나려고 애쓰고 그것마저도 안되자 목숨을 끊으려고 하지만 목숨또한 구걸하게 된다. 절대자는 결국 그녀를 놓아 주지 않는다. 내가 용서했으니 너는 그냥 따라와야한다 그럴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고 결국은 순응하게 된다. 여기서 여자주인공의 심경의 변화가 몇번 있는데 그 변화를 전도연이 잘 소화해 내고 있다. 원작 소설의 제목은"벨레 이야기"이다. 절대자의 존재 앞에서의 인간이라는 뜻으로 해석이 되는데 극중 전도연이 벌레를 발견하고 소리를 지르고 놀라고 그것의 존재에 악을 쓰며 울게 된다. 결국은 그것이였나..라고 생각했던 부분이였다. 공지영씨의 소설"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비교하면서 봤는데,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좀더 인간에 대한 연민과 사랑과 용서 쪽에 가깝다면 밀양은 절대자의 존재와 반항 그리고 삶의 순응쪽이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