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간도의 감독들이 모여 다시 한번 영화를 만든다는 소문을 듣고 영화관에 가보았습니다.
복수라는 하나의 주제가 포함된 이상, 복수라는 주제와, 그 당사자를 원샷으로 잡아주려 하지 않는 이상 스릴러는 필요한 과정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영화는 확실히 처음부터 복수와 범인을 숨겼고 - 이렇게 되면 남는 공식은 미스터리 스릴러 밖에는 없겠죠.
스토리 상의 필요로 이런 스릴러적인 요소를 사용하기는 하였으나, 영화는 처음 부터 끝까지 오직 드라마만을 중심으로 붙잡고 있습니다. 따라서 감독으로부터 별 관심도 못받은 듯한 스릴러적인 요소가 끼어들 때마다, 별로 매력적이지도 못한 낯선 이성이 말을 걸어온 듯한 느낌을 받곤 하는 것입니다.
처음 영화를 보고 난 후, 너무 제목에 충실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영화는 주인공들의 상처를 그리는데 치중하고 있습니다. 엄청나게 늘어지는 드라마를 계속해서 보고있다보면, 혹시 이 영화의 미스터리적 요소는 드라마를 보고 늘어질 대로 늘어지는 기분을 잠깐이라도 환기시켜보고자 하는 계략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하게 됩니다.
더구나 그 미스터리 적 요소란 것이, 어떻게 보면 상당히 간단하고 엉성하게 풀리며 원한과 복수의 과정 또한 그렇게 신선한 스토리가 아닌 것을 알게 될 때에는 그런 생각은 거의 확신으로 굳어져버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중심으로 잡은 드라마 조차 불쑥불쑥 끼어드는 스릴러적 요소 때문인지 깊은 감동은 커녕 혼란스럽고 겉도는 느낌만이 존재한다면...
결국 남는 것은 영화를 보고 나오며 서정적인 음악과 단편적인 장면들이 주는 감흥과 잘생긴 금성무의 술취한 얼굴만 떠오르는 관객들을 양산하며 상처를 좋아해 스스로 상처투성이가 되어버린 상성이라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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