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고향. 내가 어릴 적 매주 빠지지 않고 봐왔던 공포 드라마로 매주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 주로 한이 많은 귀신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난 등골이 오싹한 걸 느끼면서도 색다른 재미에 안 볼 수가 없었다.
참 재밌게 봤는데, 전설의 고향은 내가 6학년도 되기 전에 종영해버렸다. 그래서 영화 '전설의 고향'이 나온다길래 반가운 마음이 들었는데 솔직히 보고 실망했다.
내용의 흐름이 너무 지루하고, 공포라기보다는 '효진'의 기억 맞추기 게임같은 느낌이 들어서 별로였다.
박신혜의 연기는 사극에 처음 출현하는 것 치고는 나름대로 괜찮다 생각한다. 마지막 씬에서 두 자매가 물 속에서 허우적 거릴 때 같은 얼굴이지만 서로 다른 사람같다는 느낌이 들었으니.
사극 말투의 서투름이 느껴졌지만 , 어린 나이에 1인 2역을 소화해낸 박신혜가 자랑스럽다.
나머지 배우들의 연기는 지루한 흐름 속에서 자연스연 연기로 나의 지루함을 그나마 덜어 주었다.
다른 공포 영화와 같이 급박한 긴장감은 없었지만, 차례대로 실마리를 풀어 나가는 과정이 관객들의 궁금증 유발에 성공한 것 같다.
난 솔직히 공포 영화를 보면서 무서움을 잘 느끼는 편인데 '전설의 고향'은 아니었다. 중간중간 갑자기 귀신이 튀어나오거나 큰 소리가 나서 깜짝 놀란 적은 있지만 무섭다고 느끼진 않았다.
그리고 징그러운 장면이 나와서 좀 그랬다. '소연'의 친구 '선영'의 온 몸에 구멍이 났는데 거기에 검은 깨가 가득 박힌 장면. 솔직히 '아!'하는 탄성이 나올 정도로 소름 끼치게 징그러웠다.
무서운 장면은 없었지만 약간의 긴장을 느낀 장면이 몇 가지 있는데, 그것은 나타날락 말락 소리만 내는 귀신과 효진의 어머니가 '효진'의 머리를 빗겨줄 때 뒷통수가 사람의 얼굴로 변한 장면이다.
조선 시대인데 셰퍼드가 나오고, 공포 영화라기보다는 모성애에 초점을 둔 영화 같고..
대부분의 공포 영화는 징그러운 장면들과 어이없는 반전 때문에 사람들이 많은 실망을 하는데, 앞으로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공포 영화가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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