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서야 드뎌 개봉일부터 보려고 벼르고 별렀던 김기덕 영화의 숨을 보고 말았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언제나 한 영화가 끝나고 나면 나로 하여금 바로 그 담 작품을 기다리게 하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그만큼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언제나 낯 익은 듯 하면서도 언제나 낯 설고 새롭다...
어제 본 숨은 그나마 김기덕 감독의 영화중 가장 편안하게 보았던 영화인 듯 싶다...
숨에 나오는 사형수 장진은 숨쉬기를 거부할 만큼 삶에 대한 애착이 없다... 사형수임에도 불구하고 자살시도를 통해 숨쉬기를 끝내고자 한다...
또한, 여자주인공 연은 남편의 당당한 외도로 숨쉬며 사는 것에 고통을 느낄 정도로 지치고 힘겨운 삶을 살고 있다... 그래서 연은 그 어린시절 친구들과 물속에서 숨참기 시합을 하다 죽음직전까지 갔던 그 5분이란 시간의 느낌을 다시 느끼고 싶어하는것 같다... 숨참기 고통 뒤에 오는 숨을 안쉬게 되었을때 오히려 편안하게까지 느껴지는 그 느낌... 즉, 삶을 끝내기까지의 고통 뒤에 오는 그 편안함을 못내 그리워 하는 듯 하다...
사형수 장진의 자실기도소식을 뉴스를 통해 접한 후, 그에게 묘한 동질감을 느낀 연은 그에게 면회를 가고... 그에게 4계절을 선물한다... 봄봄봄 봄이 왔어요(봄), 해변으로 가요(여름), 코스모스 피어있는(가을)... 참 인상적인 대목이다...
숨쉬기를 거부했던 사형수 장진은 연으로 인해 다시 숨쉬고 싶어 하고, 연 또한 사형수 장진과의 만남을 통해 숨통이 트이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이를 알게 된 남편 때문에 연은 장진에게 4계절 중 가을까지만 만남을 갖게 되고, 이로 인해 장진은 또 한번의 자살시도를 통해 사형을 하루 앞두게 된다...
연은 마지막으로 남편과 아이와 함께 사형을 하루 앞둔 장진을 찾아가고, 그와 마지막 사랑을 나눈다... 그리고, 연은 가족과 함께 돌아오는 차안에서 4계절 중 마지막 선물인 눈이 내리며(겨울)...를 부르며 마침내는 삶의 숨통을 거의 회복한 듯 하다... 그러나, 장진은 사형날 감방 친구들에게 죽음을 당한다...
마치... 사형수 장진이 마지막 숨을 거두면서 자신에게 짦은 한달동안이나마 숨쉬는것을 가능하게 했던 마지막 선물로 연에게 숨을 불어넣어 준 듯 하다...
영화... 독특하다... 그래서 난 김기덕 감독의 영화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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