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성>은 <무간도>시리즈의 감독이 만들고, <디파디트>의 제작진이 선택해서 보는 관객분도 꽤 계시겠지만, 개인적으로 <무간도>가 좀 무겁게 느껴져서 영 구미가 당기진 않았지만 <적벽대전>의 "주유"와 "제갈량"이 나오는 영화라서 끌리게 되었다. 이 영화에서 적이면서 동료인 것으로 대충 알았는데, <적벽대전>에서도 마찬가지다. 적이긴 하지만 "조조"와 싸우기 위한 동료. 이런 점이 일맥상통하기 때문에 <적벽대전>에 앞서 보는 영화라고 할까? 그러나 서로 장르는 다르기에 그 대결구도 + 다시 한 번 느껴보는 홍콩 느와르!! 요 정도 기대하고 가면 딱이다.
반전? 물론 여기에 초점을 맞춘 사람이라야 초반에 눈치챘을 수도 있겠지만, 영화적 흐름에 천천히 몸을 맡기면 될 듯 싶다. 마지막에 "아!" 탄성이 터진 사람이 별로 없는 것은 역시 이미 다들 짐작? 하여튼 금성무의 결론에 "진위강"이 범인이라고 나올 때만 해도, 그 앞에 지나갔던 금성무의 직감이 다 허무해지나 싶었다. 우리로써는 굉장히 추리를 잘하는 한 사립탐정의 증거찾기에 같이 혈안이 되었는데 너무하지 싶었다. 그러나!! 역시 이 사립탐정 끝까지 추리의 끈을 놓치지 않고, 결국 발견하게 되고.. 사건을 알게 되는 과정이 영화의 내용인데, 반장님을 의심하는 탐정과 같이 수사를 하고 있는 반장과의 미묘하면서도 팽팽한 그 대립구도. 이게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하는 힘이다!!
<무간도>에서 미소를 지었나가 잘 생각나진 않지만 분명 무척 어두웠다. 무겁고 침침하고... 그러나 양조위는 이번에 금성무라는 배우로 파트너를 바꾸었고, 이 파트너는 관객으로 하여금 그 무거움만으로 영화를 보게 하진 않았다. "서기"라는 콤비를 만나 영화 분위기에 활력을 넣어주었다. 계속 술이 쩐 모습이 그다지 바람직하게 보이진 않았지만, 사건을 해결할 때의 그 직감으로 인해 양조위가 팽팽하게 맞서는 모습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고, 그럼에도 한결같이 웃으며 여유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순간적인 재치로 인해 "최" 형사와의 대화에서도 재미를 주어 무거울 수 있는 영화에 웃음까지 주었다.
마지막에 양조위는 멋진 말을 남긴다. 앞에 "술의 참맛은 입안에 맴도는 쓴맛이야"는 다들 공감하기는 어려운 그런 대사였지만, 마지막에 "그녀가 이제 누구의 딸인지는 상관없어. 이미 그녀는 내 가족이니까" 여기서 양조위가 왜 계속 간병을 했느냐가 확실히 드러났다. 어렸을 적에 고아가 되어 몰랐던 가족의 소중함을 여기서 느끼는 것일까? 영화 내용과 깊은 관련이 있어서 자세히는 말하지 못하겠지만 이 부근에서 양조위가 진짜 그녀를 사랑했고, 그럼에도 그녀한테 그럴 수밖에 없었고, 나중에는 그렇게 한 것을 후회하는.. 그런 느낌이 잘 전달되었다. 마지막의 결말은 그녀에 대한 사죄라고 생각해도 될런지? 아니면 진짜 사랑하여 도저히 그녀없이 살 수 없는.. 결말도 깔끔하고, 각자 해결도 다 되고, 그러나 기분이 좋은.. 그런 영화는 아니었다. <무간도>도 그랬지만, 이 홍콩 느와르라는 게 다 그렇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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