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하고 반복된 일상 속에서도 성실함을 잃지 않고 일하는 지하철 기관사 만수(김강우 분)에게는 얼마 전부터 자
신의 열차를 기다렸다가 간식거리와 잡지를 건네는 한 여인이 있다. 가족도 동료도 인지할 수 없을 만큼 매번 바뀌
는 열차운행시간을 어떻게 알고 매일같이 정확한 시간에 기다리는지 알 수 없지만, 그녀의 등장은 어느덧 만수의
일상에 활력이 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예기치 못한 열차 투신 자살 사건으로 큰 충격과 혼란에 빠진 만수는 특
별휴가를 받고 경의선 기차에 오른다.
같은 과 교수로 재직중인 대학선배와 위태로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흔들리지 않고 당당히 사랑하고 싶은 대
학강사 한나(손태영 분). 남부럽지 않은 능력과 조건을 갖춘 엘리트지만 어쩐지 채워지지 않는 그녀의 공허한 마
음은 갈피를 잡지 못한다. 생일을 맞아 그와 함께 떠나려던 여행은 뜻밖의 사건으로 조각나버리고, 지나치도록 냉
담한 그의 행동은 한나를 더욱 비참하게 만든다. 애써 무시했던 상황과 마주하고 난 한나는 먹먹한 가슴으로 경의
선 기차에 몸을 싣는다.
잔잔하게 볼 수 있는 영화.
사람이 적은 한산한 극장에서 혼자 즐기기 좋은 영화 아닌가 싶다.
원래, 여행을 좋아하지 않아서, 어디에 뭐가 있는지 잘 몰랐지만,
영화를 보면서, 배경이 된 서울역과 경의선을 타고 도착하는 그 곳에 가보고 싶어졌다.
어떤이의 리뷰에서, 철도공사 직원들이 꼭 봐야 하는 영화라고 했던 것 같은데, ^^
정말 훌륭한 일을 하고 계신 그분들이 다시금 보였던 영화였다.
김강우씨 연기도 나름 좋았고...
어색하지만 손태영씨 변화가 가능할 거라는 기대를 가지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