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한 때를 뒤로하고 20년 후 <사건과 실화>라는 조잡한 3류 타블로이드에나 등장하는 아버지, 제멋대로 상상일기나 써대는 첫째아들, 끈적거리는 기름 냄새와 비린 쇳덩이 냄새 가득한 둘째, 세상에게 RPM파워 만땅의 뒤통수를 얻어맞은 행동하는 건달 세째, 그리고 네 남자를 감싸는 정체불명의 여인 순이... 어느 누구 하나 한 쪽 턱을 감싸며 <귀엽다>는 얇은 웃음 보내줄 수 있는 인물은 없습니다. 모두들 누군가에 의해 조립되어진 서울이라는 도시에 살고 있지만 그 속에 동화되지 못한 인물들입니다. 철거직전의 황학동 아파트 옥상에서 계속 조립되고 있는 서울의 모습을 보며 쓴 웃음을 지을 뿐입니다. 선택인지 운명인지 모를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무한한 세상속에서 유한한 자신의 인생을 요리조리 맞춰 살아가는 사람들...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철거직전의 옥상에서 바라보는 이런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무슨 말을 떠올릴 수 있을까요?? 그저 <귀엽다>라는 한숨섞인 쓴 웃음이 제일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