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앞뒤로... 영원히 사랑하고파 ^^
엉뚱 명랑한 비디오 아티스트 크리스틴은 신발가게에서 일하는 리처드에게 호감을 느껴 적극적으로 접근하지만, 갓 이혼 당해 패닉 상태에 빠진 리처드는 그녀의 갑작스런 호의를 받아들일 만한 여유가 없다. 크리스틴과 리처드가 어설프고 서투르게 새로운 사랑을 향해 조심조심 다가가는 동안 리처드의 십대 아들 피터는 성적 호기심이 가득한 동네 소녀 헤더와 레베카의 오럴섹스 경쟁에 실험 대상이 되기를 자처하고, 여섯 살 난 둘째 아들 로비는 인터넷 성인 채팅방에서 수위를 넘는 과감한 대화로 건너편 상대를 자극한다. 이에 로비의 채팅 상대인 외로움에 사무친 40대 커리어우먼 낸시는 로비를 완벽한 섹시가이로 착각하고 일회용 섹스를 제안해 기대에 부풀어 약속장소에 나가는데 과연 이들의 만남은 어떻게 될까..?
[미 앤 유 앤 에브리원] 단 한 장면 때문에 이 영화가 좋다...
이 영화는 마치 몇 편의 단편 영화를 본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다양한 등장인물들과 다양한 얘기들이 유기적 관계 속에서 배치되어 있지 않고 마치 파편적으로 존재하는 듯한 느낌. 그럼으로써 미란다 줄라이 감독은 파편화된 인간관계, 소통의 위기를 말하는 동시에, 빛나는 어떤 순간을 통해 소통의 위기가 극복된 그림 같은 장면들을 그리고 있다.
그 순간들이란, 크리스틴과 마이클이 봉지 속 금붕어 한 마리를 살리기 위해 애를 쓰는 장면, 꼬마 로비와 채팅 파트너인 낸시가 공원 벤치에서 만나 서로를 바라보는 장면, 피터와 실비가 함께 누워 집 천장을 바라보는 장면 등이며, 이 장면에서 개별화되어 있는 '너와 나, 그리고 우리가 아는 모든 사람들' 사이에 하나가 되는 정서적 체험을 경험하게 된다.
매사 진지한 듯 하면서도 약간 덜떨어진 듯 한 크리스틴을 연기한 미란다 줄라이는 이 데뷔작을 통해 칸 영화제 황금카메라 상 등 4개 부분의 상과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며 영화계의 각광을 받았지만, 감독이 직접 주연배우로 출연해서인지 영화를 통한 크리스틴의 과도한 주제의식 강조는 가끔 불편하게 느껴지는 구석도 있다.
어쨌든 많은 장점과 일부 단점에도 불구하고 나는 단 하나의 장면으로 인해 깊은 감동을 받았고, 그 때문에 이 영화가 너무 좋았다. 그 장면은 바로 영화 초반에 나온 크리스틴과 마이클이 금붕어 한 마리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장면이다.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주차장. 한 어린 소녀와 같이 온 아버지가 비닐봉지에 넣어진 금붕어 한 마리를 차 지붕에 올려 놓고 차를 출발시킨다. 위태롭게 흔들거리는 비닐봉지. 크리스틴과 마이클은 그 사실을 운전자에게 알리지만 방법은 없다. 빨리 달리면 뒤로 떨어질 것이요, 멈추면 앞으로 떨어질 것이다. 금붕어를 살리기 위해서는 천천히 지금 그 속도 그래도 계속 유지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즉, 금붕어의 죽음이란 어차피 피하기 힘들 것이다.
그 순간, 놀라운 기적이 연출된다. 금붕어 한 마리를 살리기 위해 그 도로를 달리는 사람들과 그 장면을 바라보는 관객은 하나가 된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도로 위로 떨어지는 비닐봉지, 도로 위로 떨어지는 하나의 생명, 안타깝게 바라보는 어린 소녀, 다시금 제각각 길을 떠나는 사람들..... 이 장면 하나로 별 다섯개를 준다 해도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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