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재탕에 다른분들 리뷰까지 열쒸미 공부를 하면 이해가 더 잘 갈 거 같은데 말입니다.
대박을 준 이유는 그냥... 뭔가 있어보이기에? (것멋이라 쳐도 좋고, 원래 점수 이영화 저영화에 잘 주는 편)
우선.
확실히 이해를 한 상태가 아니므로.
떠오르는 단편적인 생각들을 정리하겠다는 맘으로 두서없이 적어보겠슴다.
(정리되고 조리있는 글을 원하시는 분덜; 죄송.. 패스하십셔..^^;)
첫번째 떠오르는 말. 은...
극중 여자 점쟁이가 한 말처럼. "복도 많은 년"
참 십분 공감합니다. 정말 공감합니다. (근데 그 점장이는 가라인 듯 합니다. 오직 순발력만 뛰어난 듯)
두번째로, 마지막 즈음에 마당쪽에 김정은이와 남자셋이 모여앉아 있잖아요.
그러면서 계속 사랑니 때문에 아파하고.
제가 그 세 남자들을 보면서 들은 생각: 대체 아픈 사랑니처럼 빼버리고 싶은 놈이 여기서 누구냐!! 정체를 밝혀라! 이런 심정이었다는.
또 방금 생각나기를, (참 당연한건데) 아픈 치통이 사랑니 때문이잖아요.
예전에 얼핏 영화내용을 어서 보고, 그 선입견 그대로 '첫사랑'에 중점을 두고 영화를 보다 보니까 그것을 그냥 치통처럼 계속 아프게 하는 빼버려야 할 첫사랑의 여운 내지는 상처...라고만 생각을 했거든여? 그래서 제목이 사랑니구나. 빼버려야 되는 아픔에 대한 영화니까...했는데.
근데 지금 보니;; 그 아픈 이유가 사랑때문이기도 하니까, 사랑에 대한 영화라서 그래서 제목이 '사랑니'인 이유도 있네요.
제목이 적합한 이유가 한개가 아니라 두개라는 걸 발견(?) 했다는 기쁨!!^-^; (그냥 저가 형광등인 거겠지만;)
그리고..
소재가 30살 학원강사와 17살 어린친구와의 사랑..이라서.
선정성을 놓고 개봉당시 언론등에서 말이 많았던 거 같은데.
아무래도 둘이 열나 사랑해도 끝까지 잘되고, 결혼해서 애낳고 살고, 그렇게 보편적인 의미에의 롱런 해피엔딩을 기대하기가 뭐한 설정이잖아요?
그래서 저도 그 소재때문에, 영화를 보기전엔 그 뽑아버려야 할, 통증을 유발하는 사랑니가 열병같은 그 젊은놈(이태성이)과의 불장난, 혹은 관계를 말하는구나. 순간 격정적으로 타올라서(;;;) 사랑이라 느꼈다 해도 열병의 잔여물처럼 아픔으로 남고 뽑아버려야 하는 것. 그겅가 보다 하고 봤었는데.
영화를 다보고 나니, 오히려 그 관계가 진짜고 정리해야 될 놈들은 옆에 나이드신 분들 (김영재분과 후반부에 출연하신 조연, 30살 이석씨^^) 인건가 하는 생각이 좀 드네요.
첫사랑이라고 닮아서 끌렸다고 생각했는데 깨고(?) 보니까 전혀 안 닮았다는 거 아녜요.
결국 첫사랑이라는 조인영(김정은분)의 착각은 자신이 오랜시간 품고 있었던 환상에 불과했고, 그것에 대한 집착을 깨고 젊은 이석(이태성분)이를 그 자체로 보기 시작했을 때 과거를 떨쳐버릴 수 있었던 건 아닌지.
그렇담 그게 바로 사랑니를 빼버린 것인지. 하지만 영화에선 엔딩까지 사랑니 안 뺐단 말이죠.
빼애 될거면 빼버리지 왠 안 뽑고 끝났을까요?
앙금처럼 남아 썩어 통증을 유발하는 과거는 썩어버린 사랑니이고, 젊은 태성이 오히려 그녀의 현실, 혹은 미래라는 뜻? (오버해석인가?) 하긴 설령 이태성이가 진짜라고 판단을 했다고 해도 영화 끝날때까지 다른 두남자 (과거와 대용품?;;)을 처리하지 않았으므로 사랑니를 그때까지 안 뽑은것이 문제가 되진 않을지도;
(심한 공부 및 정리가 필요한 거 같습니다.^^)
그리고 더 정리하고 엮고 싶은 키워드들..
윤리 교과서.
지구본.
세계지리 교과서.
환타지.
우선 윤리책.
고딩 조인영이가 이수한테 빌려줬던.
커플처럼 나란히, 죽은 이수 책꽂이에 꽃혀 있었던 교과서죠.
왜 하필 윤리일까요?
보편적으로 말하는 윤리라는 잣대를 거부하며 그에 벗어나 자유로이 하고싶은 얘길 하고자 한 감독의 의도였을까요?
굳이 윤리라는 것과 그것이 사람을 얼마나 얽매는지에 대해 깊이 얘기하려는 것은 아니었으나,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방식 만큼은 그 잣대에 좌지우지 되지 않을거라는, 약간 보수적 사회에 대한 반항심의 표현방법? (..일까요 아닐까요;;)
모르죠, 단지 방식뿐만이 아니라 전체적 주제를 보아도 '윤리적 잣대를 벗어나 어쩌구' 하는 문구가 들어갈지.
하지만, 그것이 영화의 전체이던 부분이던간에, 통념적 윤리라는거에 반하는 기질이 없지는 않은 분 같아요 정지우 감독이. (보통 소위 예~술 한다는 분들이 다 글켔지만..^^;)
그리고 지구본과 세계지리책.
후반부에 30세 이석 (카폐에선 조인영 이름석자도 제대로 기억 못하던 유학파 아저씨) 이 예전에 김정은이에게 빌렸던 거라며 돌려준 책이죠.
세계지리.
이석과 이석.
지구본을 좋아하던 이수.
세계지리.
환타지에요 정말.
돌고 도는 세상, 혹은 세대? 하지만 공존한다?
차원이동물도 아니고.
다른 차원이 한 차원에 존재하는 고도의 SF물을 지향하신 것인지?^^
어쨌던 고딩 조인영은 이수에게 윤리책을 빌려주었고, 머슴아가 죽는 바람에 직접 돌려받지도 못한거죠.
서른살 이석이는 수년만에 들어와서는 떡하니 전에 빌려갔던 (김정은이는 잊고 있었던) 세계지리 교과서를 돌려줍니다. (비슷한 낙서도 있어요 윤리책이랑 세계지리책에 둘 다)
그렇담 서른살 이석이가 김정은이에게 돌려준 것은 무엇일까요?
어쩌면 어린 인영이 이수라는 죽어버린 첫사랑에게 줘버리고 되찾지 못하는 마음, 서른살 인영이 예전에 유학을 떠난 첫사랑 이석에게 맞기고선 그랬는 줄도 모르고 잊어버렸던 행복.
내가 정말 원하는 것. 과거에서 헤메고 있던 나의 행복, 그것을 영화 후반부에서나 돌려받은 건 아닌지.
무슨 일반 시공초월 판타지 연애물의 변주곡 같기도 해요?
그리고 고딩 조인영이는 이석이랑 끝난 뒤 맹장염을 앓고 영화의 제일 마지막에 또다른 어린 정우를 붙들고 극초반에 서른살 조인영이가 어린 이석이한테 했듯 수술자국을 보여줍니다.
아마 어린 정우에게 어린 인영은 위로를 받고, 연인으로 발전할 기미가 보입니다.
과거에 지금 서른살 인영이 서른살 이석이 훌쩍 유학을 떠나버렸을 때 그녀 옆의 정우에게 그랬을 것처럼.
서른살 인영의 어머니는 다시 태어나면 서른이고 싶다고 말했다죠?
영화의 맨 마지막 대사로 어린 인영은 다시 태어난다면 이석이고 싶다고 말합니다.
어른들은 과거를 추억하고 그리며 살고, 아직 어린 이들은 성장했을 미래를 보며 살지만 (이석이가 2년만 기다려 달라고 하잖아요) 결국 미래와 과거가 만나는 곳은 현재.
서른살 인영의 미래는 과거의 첫사랑 이석이 아니라 현실의 어린 이석이고.
이석의 현재또한, 그때가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이년후 미래의 학원강사 인영과 자신이 아니라 지금 만나고 있는 서른의 인영 그 자체라는 거.
어쩌면 감독은 과거나 미래를 헤메며 시간낭비하지 말고 현재 네가 갖고 있는 것을 똑바로 보고 누리며 살아라!는 단순한 얘기를 이렇게 판타스틱하고 재밌게 (얼마나 재밌었겠어요 자기는, 이렇게 꼬고 저렇게 꼬고..;) 표현한 것일까요? 사회적 통념도 거리끼지 말고. (그리고 보면 쥔공과 주변인들조차 - 그 동료강사와 피터? - 영화내내 사회적 통념이란 것과 싸우죠. 하지만 깨끗한 척 하던 그 동료강사도 술 들어가니까 인영이 너는 가라고 그러데요? 가긴 어딜 가? 갈데가 어딨다고 가ㅡㅡ;;;)
물랑루즈 주제가의 가사, 오늘밤 나와 자지 않겠냐는, 를 통해서 삐질지 모르는 어린 이석의 눈치를 살피며 그들만의 코드를 공유하는 그들. 확 열뻗치게 군 아저씨에게 복수하기위해 들고 튄 모텔집 개업축하 화분에서 꽃이피는 것을 바라보며 평상위에 누워있던 다른 두 남자와의 대화내용과는 전혀 다른 - 표면상으로는 같은 말이지만 - 자신들만의 비밀 얘기를 공유하며 즐거워하는 그들..
뭔지 잘은 모르지만..
과거는 과거고 미래는 알 수 없지만 윤리따위에도 얽메이지 말고 자유롭게 현재 가진것을 소중히 여기고 즐기라...는 얘기를 하려고 했던 건지도 몰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우선 대강 두서없는 정리과정을 접으면서 더 생각해봐야 할 거 또 한가지..
고딩 인영은 대체 왜 다시 태어남 이석이 되고 싶다고 한 걸까요?
불쌍하고 차카기만 한 정우 이용하지 말고, 자기도 이석이 처럼 현실을 누리며 살고 싶다는 뜻이었을까요?
왜냐면 자기가 이석이에게 끌린 시작 자체가, 이미 죽어 없어진 이수의 잔상이었기 때문이니까.
지지부진 이때까지 끌어온 서른살 조인영의 실수와 헤메임을 고대로 밟아 가면서, 나도 빨리 과거를 벗어나 현실의 소중함을 볼 수 있게되는 인영이고 싶다고. 자기도 모르게 빙의한 감독의 말을 의미심장하게 날리고 사라진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일단은 일차 정리는 여기서 끝!!!
이래서 퍼즐같은 영화들은 재미가 있더요, 그졍~?^^
다른 리뷰들도 봐야겠당~
글고 마지막 주저리~!
반전같지 않은 잔잔한 surprise들을 준비한 감독은 센스쟁이 장난꾸러기?^^;
인영의 첫사랑이 이수라고 믿었더니 (어떤면에선 맞기도 하지만) 알고보니 이석이었구나~ 하게 해놓고.
또 고딩 인영은 서른살 인영의 과거모습일거라고 생각하게 맹글어 놓고서 나중에 보니 다 한시 한때를 사는 사람들이었고. (과거의 나가 아니라 연적이래요~)
정지우 감독님 그런걸로 사람 놀려먹는 걸 즐기시는 듯~! 것두 재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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