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스파이더맨과 베넘의 오랜 팬이었다.
20여년 전부터 동경해 왔으니...
그래서인지 스파이더맨 1편을 보았을때 감격의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작은 예상 하나를 했다.
스파이더맨의 스승이자 숙적인 문어박사, 아버지를 잃고 정신병에 시달리는 홉 고블린, 양면성의 존제를 확인시켜주는 심바이오틱스와 베넘, 은근히 자주 나오시는 피터의 전공 교수님이 돌변하게 될 리저드맨, 거미의 형질이 더 강해져 괴물거미로 변해버리는 피터 파커, 그리고 최강의 적이자 자기 자신인 스피이더 카네이지....
이렇게 6가지 굵직한 에피소드가 아마도 7편까지 나오지 않을까 라는.
역시나 얼마 지나지 않아 속편의 제작에 착수 했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또 다시 나는 감격했다.
하지만 3편은 뭔가 잘못 되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내가 예상한 7편 중에 3456편에서 다루어 질것이라 생각했던 에피소드가 3 한편에 몽땅 담겨 버렸다.
아마 7편까지 제작할 자신은 없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축약의 길을 선택 한것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두시간이라는 시간에 담기에는 해야할 이야기가 너무나 길었고 담아야 할 부연 설명이 너무나 많았다.
거기다 돈 부은만큼 액션씬도 늘려야 할거고....
그 때문인지 영화는 미묘하게 갈피를 잃은 느낌이다. 과감하게 에피소드중 하나는 뺐어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많이든다.
헤리 오스본은 좀더 아버지에게 미처 받지못한 사랑과 우정사이에서 좀더 괴로워 하고 더욱더 미쳤어야 한다.
그리고 샌드맨은 이런 굵직한 영화에 나올 만한 임팩트 있는 케릭터가 아니라고 본다. (어쩌면 그런 임팩트 없음 때문에 굵직한 케릭터가 둘이나 등장하는 이번 편에 뽑힌 것일지도 모른다..덜 비중있게 다뤄도 괜찮으니까.. )
즉 헤리 오스본의 이야기는 따로 더 깊이 있게 다뤘으면 참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를 통해 풀어나갈 인간사 이야기도 많을텐데....
죽여버리다니!!
이래 저래 다음편에 거는 기대는 더욱 커진다. 모르긴 몰라도 4편이 대단원의 종착점이 될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3편처럼 혼란스럽지 않은 명료한 영화가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해 본다.
다음편에대한 조심스런 예측을 해보자면 아마도 스피이더 카네이지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
선과 악의 양면성과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모토에 종착점을 찍어 줄 수 있는 에피소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인간의 형질보다 거미의 형질이 더 강해져(이 에피소드는 마치 데이빗 크로넨 버그의 플라이와 비슷한 느낌이다.)
끔찍한 인간거미가 되는 피터 파커가 등장 했으면 하는 기대를 팬으로써 해보지만 그런 19딱지가 붙을 법한 기괴한 영화에 관객이 동원 될 리 없고..
돌이킬 수 없는 블럭 버스터의 길을 걷고 있는 스파이더맨의 제작자들 께서 그 길을 선택 하실리 없기에 그냥 마음속으로 기대 할 뿐이다.
기대는 왜 하냐고? 셈레이미 감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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