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려한 액션, 액션이 전부가 아닌 -
아무래도 스파이더맨과 가장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싶다.
스파이더맨1과 2에서는 주인공과 동화되어가는,
즉, '내가 스파이더맨이었더라도 저렇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1편에서는 '강한 힘에는 강한 책임이 따른다' 라는 명언이 나왔고
2편에서는 사생활과 영웅생활 사이에서의 갈등에 휩싸인 주인공을 볼 수 있다.
특히 2편이 명작인 이유는 주인공의 갈등이 정말로 가슴에 와닿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액션신이 아닌 멜로신이나 드라마신이 지루하지 않았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주인공을 영웅으로만이 아닌 일반인으로서도 조명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3의 액션신을 제외한 모든 신이 집중력이 떨어진다.
다시 말해서, '나 역시 저럴 거 같아' '내가 스파이더맨이였다면 저 상황을 ~~ 하게 했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말이다.
결국 주인공과 일치 되지 않은 관객들은 지루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본인도 매우 지루했다.)
하지만 내가 영화를 끝까지 보면서 기대했던 것은 단 하나.
중간의 지루함을 날려버릴 통쾌한 라스트 액션.
1의 다리 신.
2의 지하철 신.
이것과 더불어 손색이 없는 아슬아슬한 액션신을 원했기 때문에 중간의 지루함을 참았다.
하지만 이게 웬 걸... 마지막 빌딩 액션신은 스릴감은 전혀 없고, 화끈함도 없었으며.
여태까지의 스파이더맨에서는 절대 볼 수 없던 (다른 히어로물에서는 무조건 나오던)
아주 느끼한 우정액션신과 영웅주의 액션이 존재할 뿐이었다.
'스파이더맨도 결국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 것인가'
4가 나올 예정이 없기 때문에 3의 라스트 액션신에 대한 아쉬움은 더욱 컸다.
차근차근 살펴보자.
스파이더맨은 항상 액션과 로맨스, 그리고 드라마 3개의 요소가 공존했고 이것이 순차적으로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2를 보자면
닥터 옥토퍼스의 등장신 (흥미진진) -> 메리 제인과의 어긋남 (아쉬움) -> 옥토퍼스와의 액션 (완전대박)
-> 파커의 갈등 (가슴에 와닿는 영웅의 아픔) -> 메리제인과의 만남 (기대감) -> 옥토퍼스와의 지하철 액션
(슈퍼 초 울트라 완전 대박. 스파이더맨2의 하이라이트) -> 라스트 액션신 및 메리제인과의 사랑 (마무리 굿)
따지고 보면.......
어느 장면 하나 놓칠 수 없는 명장면들 뿐이다.
이래서 2는 다시보고 또 봐도 처음부터 끝까지 보게 한다.
하지만 3는 어땠는가.
헤리와의 결투 (초반부터 최고의 액션신이 등장. 이거 볼 때까지만 해도 3 완전 대박이다. 생각했음)
빌딩 구출 신 (2를 뛰어넘는 구출신. 구출신 중에서는 정말 최고)
하지만 이 2개가 끝이었다.
샌드맨과의 전투 (강하다? 과연 어떻게 이길 것인가...하는 의문을 남겨주지만 결국 그는 그냥 사라진다. 허탈)
베놈과의 전투 (멋지다 강하다! 이놈을 어떻게 때려부술 것인가? 하지만 어이없게 소리에 당한다.)
파커의 양아치화 (오...딴 길로 좀 세는거야? 의외의 충격인데? 하지만 옷 벗으면서 그냥 끝)
제인과 해리의 키스신 (이건 정말 아니다. 난잡하다.)
경찰서장 (맞나요?) 딸과의 키스신 (뭐야...이건 아니잖아)
스파이더맨의 심비오트효과 (이 상태로 나쁜 짓이라도 하는건가? 기대...했지만 결국 그냥 벗어버림)
마지막 해리와의 우정신 (정말 느끼했다. 스파이더맨에 이런 장면이 나올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3가 정말 최악의 작품인 거 같지만 그건 또 아니다.
일단 초반 해리와의 전투신은 역대 최고의 전투신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만큼 스피디하고 긴장된다.
하지만 정말 문제는!
스파이더맨 최고의 장점 '액션신이 아닌 장면들도 지루하지 않음'
이것이 3에 전혀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액션신을 더욱 늘려서 샌드맨이나 베놈과의 전투를 늘렸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니면 차라리 3는 해리와 샌드맨과의 전투에서만 끝내고
4를 내놓아서 베놈과의 전투와 그 후 이야기까지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지칠 지 모르는 신기록 행진을 하고 있는 스파이더맨3.
기대에 못 미친 작품이래서 아쉬움은 더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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