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을 처음 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난 예상 외로 재미있게 봤다.
스파이더맨이 보기만 해도 아찔한 높이에서 묘기 하듯이 공중을 날아다니는 것부터 시작해서 친구 해리와의 스릴 넘치는 결투, 샌드맨과의 아찔한 싸움, 베놈과의 불안하기만한 결투...
크레인 사고 때문에 건물이 부셔지고, 그 때문에 위기에 처한 그웬의 절박한 상황도 아찔했다.
마치 실제상황 같았고, 나중에 그녀를 구해주는 스파이더맨이 자랑스러워 보였다.
스릴있는 액션도 재미있었지만, 스파이더맨이 아닌 피터의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스파이더맨일 때는 망설임 없이 거미줄을 이용해 날아다니고 늘 멋있는 모습만 보여주는 반면 피터일 때는 여러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줘서 스파이더맨을 보는 데 한층 재미를 더해준다.
이번 편에서 피터가 엠제이와 갈등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토록 사랑하는데 한 순간의 실수로 인해 사이가 틀어지다니...
하지만 나중에 엠제이에게 큰 위기가 닥침으로써 둘의 사이가 더 돈독해진다.
스파이더맨이 베놈에게 붙잡혀 옴짝달싹 못할 때 엠제이는 자기 위로 떨어지려 하는 육중한 물건과 스파이더맨을 번갈아 보며 미묘한 표정을 짓는데 그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너무나도 절박한 상황이어서 그랬을까? 그리고 엠제이가 피터를 사랑하는 마음이 얼마나 큰지 그 불안한 눈빛을 보고 알게 되었다.
나중에 스파이더맨이 엠제이를 구출해냈을 때 어찌나 기쁘던지...
그리고 한 번의 오해로 틀어진 해리와의 사이도 회복되어서 좋았다. 비록 해리는 죽었지만 피터를 구해주려다 죽은 거니까...
나는 악당이 나오는 영화를 볼 때 늘 주인공 편을 들곤 했었다. 악당은 절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달랐다. 스파이더맨이 좋긴 했지만 샌드맨에게 동정심이 느껴졌다.
살아있을 적엔 교도소 때문에 딸을 마음대로 보지 못하고 아내에게 환영받지 못한다.
병약한 딸 때문에 돈을 구하려다 교도소에 들어가게 되고...
경찰들을 피해 도망가려다 사고를 당해 마음대로 모래를 조종할 수 있는 샌드맨이 된다.
처음엔 기계로 인해 죽은 줄로만 알았는데 모래 모형으로 다시 살아났을 때 딸의 사진이 들어있는 목걸이가 집어지지 않아 슬퍼하는 표정이 미묘했다. 진짜 사람 같았다.
그리고 포악하게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며 횡포를 부렸지만 그가 밉지 않았다. 그냥 불쌍했다.
딸에 대한 사랑이 너무 큰 나머지 그렇게 변해버린 그를 원망할 수가 없었다.
나중에 피터의 용서하겠다는 한 마디에 모래바람으로 없어져 버린 그를 보며 얼마나 마음이 편해졌는지 모른다.
스릴 넘치는 액션 덕분에 가슴 속도 시원해졌고, 나름대로 감동도 느꼈으니 일석이조 아닌가?
어쨌뜬 스파이더맨3 재미있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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