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규가 오랜만에 유쾌한 배역으로 돌아왔네요. 한셕규하면 생각나는 배역은 닥터 봉같은 배역보다는 넘버 3, 텔 미 썸딩, 쉬리, 주홍글씨 같은 영화에서의 이미지가 떠오르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배역에서 한계를 맞이하고 약간 침체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부드럽고, 진지하며, 고뇌하는 역할과 어울리는 배우기도 하지만, 제가 볼 때는 닥터 봉이나 미스터 주부퀴즈왕에서의 느낌이 더 좋습니다.
이번 영화는 요즘 세태를 반영하는 듯한 이야기로, 실직한 가장이 주부로써 겪는 이야기 입니다. 남성 전업주부가 주부만(!) 출연할 수 있는 TV 퀴즈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겪는 에피소드와 실직한 가장과 성공한 와이프 사이의 갈등 및 화해를 풀어가면서, 재미있는 웃음과 약간의 감동을 주는 영화입니다.
신은경과 공형진도 멋지게 맡은바 역할에 충실하네요. 지금끼지 신은경이 출연한 영화를 보면서 그녀가 예쁘다고 본 적은 없었는데, 이번에는 꽤 이쁘게 나온거 같습니다. 왈가닥스러운 모습이 아직도 남아있긴 하지만, 고운 모습과 푼수같은 연기가 꽤나 좋았습니다. 공형진도 너무 오버하지 않으면서 재미있는 감초 역할을 잘 해주었구요.
요즘 잘 나가는 김수미씨도 그녀가 나온 CF의 한 장면과 매치가 되면서 재미있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아역으로 나온 꼬마아이도 꽤나 앙증맞은 모습을 보여주네요.
특별히 새로운 소재는 아니지만, 괜찮은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때문에 재미있게 웃으면서 봤습니다. 소재와 배우들의 힘만으로 큰 흥행은 어렵겠지만, 나름대로 볼만한 코미디 영화라고 생각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