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리뷰 적을 때 가장 생각하는 게 제목이다. 내가 영화를 보면서 느낀 걸 한 방에 압축시킬 수 있는 20자평보다 더 깔끔한 제목을 생각하는 게 관건인데, 생각은 해 뒀다가 너무 평이 안 좋아서 바꿨다. 많은 분들이 기대를 많이 하신 거 같은데 글쎄.. 내 기대치에는 만족해서 3편이 가장 재미있었던 영화 중 <다이하드>와 같이 꼽을 작품이었다.(개인적으로) 오버하는 제목들에 [아카데미 몇 개 수상이 목표인가?],[과연 1:3으로 싸우는 걸까?],[양아치도 잘 어울리는 피터파커],[속편의 암시가 빠진 작품!!],[맘에 안 드는 장면 2초 있다!!],[영웅시리즈보고 운 적은 처음이야] 등 여러개를 생각해 놨다가 평도 안 좋고, 영화의 결말도 아주 정석을 따라가기에 저걸로...
영화는 친절하게도 1,2편을 안 본 관객도 생각해서 전편을 안 보고, 바로 3편을 봐도 될 정도로 앞에 줄거리가 지나간다. 게다가 중간중간 과거 회상씬에서도 1,2편 장면을 볼 수 있으니까 그 점에 대해서는 걱정 안 하셔도 된다.
우리들이 원하는 <스파이더맨>시리즈의 결말은? 우리들이 상상하던 그대로가 해답이다. 그러니까 뭐 베놈이 이긴다거나, 스파이더맨이 죽는다거나, 이런 식의 말도 안 되는 결말의 상상은 그만하기 바란다. 무슨 최근에 반전 영화를 많이 개봉해서 <스파이더맨3>까지 그렇다고 생각하시면 오해다. 예고편을 안 봐서 얼마나 <스파이더맨3>의 중요장면을 보여줬는지는 몰라도 스파이더맨이 죽거나 메리제인이 죽는 장면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 우리가 원하는 결말이 이거 아닌가? 만화도 그렇지만 영웅시리즈에서 영웅이 죽고, 악이 활개치면 그걸 바라는 것은 아니지 않나? 다만 3명의 악당 중 다 죽을 줄 알았는데 1명은 산다는 것이 예상 외였다. 과연 누구일지?? 메리제인과도 확실히 결혼까지 가는 결정은 나지 않았지만 예전 다툼을 화해하는 것으로 일단락지었다.
가장 짜증나는 장면 중 하나!! 거의 옥에 티가 없는 장면이 계속 되다가 막판에 메리제인을 구하러 가는 도중 도대체 왜!!! 왜 성조기가 거기서 나불대는 건지!! 이 장면이 약 1~2초 였는데 5초는 된 것처럼 계속 날아가는 와중에도 신경쓰였다. 전에 <더블타겟>에서 미국정부의 속된 점을 보여준 거 같아서 짜릿했는데 결국 올해 전세계 사람들이 최고 기대중인 영화 중 하나인 <스파이더맨3>의 사족을 달았다. 물론 이걸로 인해 [대박]이 [중박]까지 내려가진 않았지만, 샘레이미는 도대체 무슨 심보로 거기다 그걸 넣었을까? 139분, 8340초 중 1초지만 그 사족 장면이 눈에 거슬리는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그것을 제외한 8339초는 최고다!!
영화의 백미는 마지막 싸우는 장면이지만(이건 누구나 공감하실 듯) 그 전에도 싸우는 장면 중 멋있는 장면 많다. 우선 오프닝 씬이 엄청 화려한데, 스파이더맨이 아닌 피터파커랑 해리랑 싸우는 장면이 굉장히 빠르게 전개된다. 솔직히 눈이 정신없다. 우리 눈은 카메라 속도를 따라가기 바쁜데, 그 와중에도 해리가 엄청 강하다는 사실을 느낀다. 예전 고블린정도가 아니고, 스케이드보드를 타고 더 다양한 무기를 장착하고 날아다니는데 그 속도도 속도면서 고블린보다 약발도 잘 맞는지 초반에 1:1 승부는 굉장히 스피디한 전개+화려한 그래픽의 결정체였다.
특히 마지막 싸우는 장면에서 스파이더맨이 1:2 로 싸워 완전 밀리고 있을 때 도와주는 해리를 볼 때에는 눈물을 흘리다가도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완벽한 팀플을 보여주는데 같이 보드를 타고 날아가는 장면이라든가, 서로 하나씩 맡자는 그런 장면들에서 그래! 너넨 결국 적이 아니라 친구였어 하는 안도감과 이번에는 두 슈퍼히어로의 속편을 기대했었는데... 고블린 1세와는 달리 고블린 2세는 역시 멋진 선택을 한다. 스파이더맨 자네는 참 복도 많아!! 베놈의 약점도 찾아내서 그 외계에서 날아온 검은 생명체를 없애는 순간 뛰어드는 에디를 보며 힘의 과욕에 빠져든 나약한 인간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
당연히 컴퓨터그래픽효과를 빼놓을 수 없다. 액션 씬에서 뛰어난 씬이 많이 보이는데 특히 스파이더맨과 샌드맨이 싸우는 위의 장면도 기억에 남고, 샌드맨이 모래에서 일어나는 장면이라든지 모래폭풍으로 날아가는 장면 등 이번에는 모래 컴퓨터그래픽으로 새롭게 시도했는데 티가 안 나는 그래픽으로 멋지게 처리했고, 다른 경쟁작들도 심히 있겠지만 시각효과상은 어느 정도 따놓은 당상이 아닐까?
처음에 스파이더맨은 자기 영웅놀이를 즐기는 거 같았다. 마치 종교의 대주교처럼 많은 사람들이 "스파이더맨, 스파이더맨" 을 외쳤을 때 기분이 이상했으며, 팬 서비스로 키스까지? 진짜 스파이더맨 오버다. 당신은 남몰래 사람을 돕는 영웅이지 인기인이 아니란다. 생각을 잘 해 보시길~ 게다가 피터파커는 양아치로도 변신한다. 블랙슈트를 입으면 그 숙주생물체에 기생하면서 더 힘이 세지고 포악해지는데, 한 번 맛들인 피터파커가 안에 빨간 스파이더맨 복장이 아닌 검은 스파이더맨 복장을 하고 머리도 앞머리 내리면서 세련되기도 하면서 어떻게 보면 양아치로 보이는 패션을 구사한다. 괜히 지나가는 여자들한테 앞머리 넘기고 윙크하고 쇼하고, 절정은 메리제인의 가게에서 그녀 앞에서 춤도 추고, 묘기를 하면서 쇼를 하는데 참 우습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고 왜 저러나 하면서 달라진 모습에 깜짝 놀랐다.
2편과는 달리 마지막에 속편을 암시하는 그런 장면이 없었다. 고블린2세의 등장을 거의 확실시했던 2편의 마지막 장면은 3편이 나올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었는데 이번에는 없었다. 다음 작품이 샘레이미 감독이 맡지 않아 불확실해서 그렇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3편을 본 이상 글쎄.. 더 이상 어떤 악당이 나올 것인지 궁금하면서도 4편 당연히 기대하게 만든다.!! 단, 피터파커, 메리제인왓슨의 주인공도 그대로.. 샘레이미 감독이 계속 찍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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