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일본영화가 논쟁이 된 적이 있었다.제목은 생각이 잘 안나는데

인도네시아의 일본점령군이 인도네시아의 독립을 위해 투쟁하고 인도네시아인들이 그들에게

감사한다는 내용.

그 감독 왈"아라비아의 로렌스같은 영화를 만들고싶었다"

물론 비난을 받게 되었다. 어디서 질낮은 극우영화를 "아라비아의 로렌스"에 비교하냐고..

그러나 일본우익여러분의 괘씸함은 미루고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성찰해보면 감독이

얼토당토않는 소리한건 아니란걸 알수 있다.

로렌스는 누구인가? 그는 영국의 정보장교다. 즉 합법적인 스파이에 해당하는 인물.

그런 그가 아랍인을 위한 독립투쟁에 나선다. 물론 그의 순수한 동기를 의심하는 걸지도.

하지만 너무 영웅시된 로렌스. 너무 과대평가된 그의 활약에 비해 아랍인들은 이국적인 엑스트라및 조연

으로 출연한 셈.

로렌스의 투쟁결과는 아랍의 재분할이다. 터키대신 영국과 프랑스가 아랍을 지배하게 된다.

헐리웃영화계가 첫순위로 꼽는 고전 명작. "아라비아의 로렌스." 제국주의의 추억을 달래는 작품이기도.

그렇다고 아라비아의 로렌스가 단순히 복고풍이였기때문에 성공한건아니다.

영화역사상 가장 장엄한 자연묘사. 사막의 웅장함과 그 기묘한 순결성. 로렌스가 괜히 사막을 "깨끗해서 좋다"고

한게 아니다..

화려한 캐스팅. 파이잘역에 알렉 기네스.아랍인복장이 전혀 어색하지않다.

알리역에 오마 샤리프. 정열적인 아랍귀족. 엑조틱한 남성미란 이런것.

아우다역에 안소니 퀸. 거칠고 잔혹하지만 순수한 의리남아. 안소니퀸의 야성미만점.

로렌스역에 피터오툴. 사막을응시하는 그 푸르른 눈동자. 로렌스의 환생?

일반적으로 역사대작이 지향하는 바는 주인공의 인생역정과 그를 둘러싼 역사의 전개가 조화를

이루는것.

이점에서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거의 완벽하다. 무위도식하며 나날을 죽이고 있던 로렌스가 사막을 발견.

사막과 함께 살고 싸우다. 그의 꿈이 꺾이고 결국은 역사에서 퇴장.

역사의 위대함과 그 비정함을 다같이 맛볼수 있는 작품. "아라비아의 로렌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