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최고의 인기 듀오인 ‘POP’의 멤버였던 알렉스(휴 그랜트)는 지금은 아줌마들이나 알아주는 기억 속의 가수일 뿐이다. 고작해야 동창회나 놀이공원 등의 행사에 불려다니고 원하지 않아도 계약 때문에 앵콜곡을 불러야 하는 한물 간 가수 알렉스에게 어느 날, 최고의 인기 댄스가수인 코라 콜만이 듀엣을 제의해온다. 단, 알렉스가 직접 노래를 만들어야 한다는 조건.
코라의 이런 제안은 알렉스에겐 기회이자 위기의 순간이었다. 알렉스는 수년 동안 작곡을 해보지 않았고, 더군다나 작사는 젬병이기 때문이다. 꽤 잘 나간다는 작사가를 불러다 같이 작업을 해보지만 영 마음에 들지 않던 알렉스는 친구 대신에 화초에 물을 주러 온 수다쟁이 아가씨 소피(드루 배리모어)에게 작사가로서의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과거의 아픈 기억 때문에 글을 쓰는 것을 주저하는 소피를 설득해 드디어 둘은 3일 동안 피아노와 노트를 손에 쥐고 한곡의 노래를 완성시킨다.
물론 그 과정에서 둘 사이에 사랑과 오해, 그리고 오해를 해소하는 과정이 따라다님은 안봐도 비디오다. 이 영화의 설정은 이렇듯 다른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서 이미 본듯 단순하고 명쾌하다. 검증되지 않는 작사가에게 이처럼 중요한 기회에 일을 맡긴다는 건 현실에서라면 아마 불가능했을 테지만, 휴 그랜트와 드류 배리모어의 자연스러움은 모든 상황을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넘긴다. 휴 그랜트와 드류 배리모어라는 배우가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 이 영화는 꽤 유쾌하고 귀여운 로맨틱 코미디라는 이미지가 형성된다.
특히 정말 즐거웠던 장면은 영화의 맨 처음에 등장하는 'POP'의 히트 싱글, Pop! Goes My Heart의 뮤직 비디오였는데, 이 뮤직비디오는 마치 듀란듀란의 뮤직 비디오를 연상시키 듯 80년대 팝음악을 완벽하게 재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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